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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7회 현대극 페스티벌 기대작 - ‘연극생존백서’의 변영후 연출

정철희 기자 승인 2016.06.08 12:10 의견 0

위기에 빠진 표현의 자유, 연극이 몸으로 저항하다!

 

2008년에 연극의 생존과 미래에 대해 연구하고 실천하는 취지로 시작한 연극 축제 ‘현대극 페스티벌’이 곧 7회를 맞이한다.내용면에서 연극 텍스트의 재연이 아닌 현 시대의 이슈를 다루고, 형식면에서는 과거의 답습이 아닌 새로움을 지향하며 많은 연극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감시와 응시’. 예술계에 짙게 드리어진 예술표현의 자유침해에 대한 위기의식을 표현함에 그 의미를 두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6월 13~15일 저녁 8시 대학로 노을소극장에서 공연예정인 ‘현대극 페스티벌’의 기대작 ‘연극생존백서’(극단 창파)의 변영후 연출을 만났다.

 

이하 변영후 연출과의 일문일답이다.

 

'연극생존백서'의 변영후 연출 <p class=(극단 창파 제공)" width="367" height="550" /> '연극생존백서'의 변영후 연출 (극단 창파 제공)

 


 

 

“나처럼 병맛이 있어야 웰메이드 연극도 있고 예쁜 연극도 있다”

“연극이 죽었다는 전제하에 연극이 왜 죽었으며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

 

¶ 우선 극단 창파 소개부터 부탁한다.

 

변영후 연출(이하 ‘변’): 창파의 연극이념은 ‘창조를 위한 파괴’다. 과거의 관습을 끊임없이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98년 창단한 이래 ‘햄릿’, ‘두드리 두드리’ 등으로 일본, 독일, 체코, 루마니아, 폴란드, 몰도바 등 세계적인 국제 페스티벌에 초청되었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끊임없이 유럽 국가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햄릿머신’, ‘푸른 관 속의 잠긴 붉은 여인숙1,2,3’, ‘햄릿’, ‘두드리 두드리’, ‘래디칼’등 혁신적이고 완성도 높은 실험적인 시도로 많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2008년 서울연극제에서 ‘두드리 두드리’로 작품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국내외 페스티벌에서 작품상과 연기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12년에는 일본 ‘om-2 극단’ 과의 연출가 교류 프로젝트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극생존백서' 연습장면 <p class=(극단 창파 제공)" width="413" height="550" /> '연극생존백서' 연습장면 (극단 창파 제공)

 

¶ 변영후 연출은 연극 ‘B급 병맛’으로 대학로에서 유명한 연출가로 알고 있다.

 

변: B급 병맛 유머를 지향하는데... 사실 내가 그걸로 유명하진 않다. 난 전혀 유명한 연출자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멋이 없어서 그런지 무대 위에서 멋을 만들어내는데도 소질이 없다.

 

다만 내가 살고 바라보는 사회가 좀 병맛이라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그것을 더욱 극대화해 무대 위에 올리고자 할 뿐이다.

 

모두가 예쁜 얼굴이라면 미의 기준이 사라지는 거 아닌가 나처럼 병맛이 있어야 웰메이드 연극도 있고 예쁜 연극도 있고 그런 거다. 이번 작품 ‘연극생존백서’도 마찬가지다.

 

¶ 지금까지 그래왔듯 ‘연극생존백서’를 통해 즐겁지만 무거운 주제로 연극 팬들을 만족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변: 이번 작품은 “연극이 죽었다는 전제하에 연극이 왜 죽었으며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멋들어진 줄거리는 없다. 그저 내 스타일대로 쏘아대고 뿜어낸다. 수습이 어려울 정도다.

 

특히나 이 작품은 연출자 1인의 예술이 아닌 배우들과의 공동 창작을 통해 만들었다.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는 작품일수록 작품을 만들어가는 구성원들 사이에 공통된 문제의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믿는다. 연극을 하는 사람들로서 연극의 죽음과 그 이면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작품의 질보다 가치관의 공유가 가장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연극생존백서' 연습장면 <p class=(극단 창파 제공)" width="550" height="413" /> '연극생존백서' 연습장면 (극단 창파 제공)

 

¶ 끝으로 7회를 맞이한 현대극 페스티벌,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변: 사실 대중에게는 현대극이 친숙한 것은 아니다. 고전보다 어렵고 지루할 수도 있다. 부조리극의 경우엔 더욱 그러한 경향이 짙다.

 

원래 부조리극이라는 개념이 주류 연극의 반대개념에서 출발한 것인데 대중이 좋아할 리가 있나 현대극은 지금 이 시대를 연극으로 조망하는 작품인데, 생각해보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이에게 있어 즐거운 소재는 분명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중과의 간격이 벌어지고, 따라서 현대극 페스티벌에서 공연되는 극들은 연극팬이 아닌 일반인에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무대 위에 펼쳐지는 불편한 소재를 통해 현대를 반성할 수 있다. 현재를 좀 더 잘 살아갈 수 있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꼭 ‘연극생존백서’가 아니라 하더라도 많은 관객들이 이번 페스티벌을 찾아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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