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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특집(2)] 사드의 효용성은 한반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상)

시사-N 승인 2017.03.07 14:39 | 최종 수정 2019.07.16 17:39 의견 0

사드는 MD라는 전략적 가치를 지닌 무기이다. 여기서 사드의 군사적 전술적 효용성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과연 전략적 가치가 있는가가 바른 질문이고 우리 국익의 입장에서 손해인지 이익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심지어 사드의 성능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비유하자면 아주 좋은 야구방망이를 만들긴 했는데 과연 이 방망이로 홈런을 칠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총 7회에 걸쳐 연재되는 이 글은 2016년 12월 2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가졌던 ‘사드배치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 간담회에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의 발제문을 토대로 했다. (※주: 박삼종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사드(THAAD)란 무엇인가②사드의 효용성은 한반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상) ③사드의 효용성은 한반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하) ④사드는 MD의 일부다⑤사드는 요격미사일이 아니라 레이더체계 연동이 핵심이다.⑥박근혜 대통령의 대안요구 전제부터 틀렸다⑦사드는 한반도의 미래안보 문제로 논의해야 한다

 

한반도(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는 문제는 정치적 고려 이전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방어하는데 필요하고 실효적인지 하는 군사안보적 효용성 측면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사드가 한반도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사드에 해당하는 위협이 존재해야 하고 그 위협을 사드가 막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은 ‘또는’이 아니라 ‘그리고’다. 해당하는 위협이 없으면 무기도 필요 없다. 따라서 한반도에 사드 방어 범위에 들어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실존하는지, 그리고 사드가 그것을 실제 막을 수 있는지 하는 것이다. 다양한 논란과 쟁점에도 불구하고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면 사드가 실제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지, 완전히는 아닐지라도 그 위협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지 증명해 보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북한이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한반도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중 한반도 내 위협은 KN-02(120km)와 스커드 계열인 SCUD-B(300km)와 SCUD-C(500km)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가운데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단거리지대지미사일인 KN-02와 스커드-B/C의 비행특성을 보면 대부분 대기권(100km) 내 또는 150km 이하 저고도를 비행한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2016년 7월 19일 노동미사일을 고각(Lofted) 발사를 통해 사거리 약 500km 발사하면서 부산과 김해공항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노동미사일도 한반도내 사용가능한 탄도미사일 위협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다양한 탄도미사일 위협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이 과연 사드의 방어 범위와 관련하여 어떠한 탄도미사일을 사용할 것인지 하는 점과 함께 종심이 짧은 한반도 특성상 사거리가 짧고 비행고도가 낮은 탄도미사일에 대한 사드의 요격 범위 및 반응시간 제한으로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사거리 300km 스커드-B는 최고고도가 100km 미만으로 대부분을 대기권 내에서 비행하고 비행시간도 5분 내외이다. 이를 수도권이나 평택, 오산을 목표로 200km 내로 발사시 고도는 최고 50km로 사드로 대응하기 어렵게 된다.

 

최근 북한이 신형대구경 방사포와 KN-02와 같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단거리 신형 탄도미사일 개발 및 성능 개량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수도권이나 오산 및 평택권내에 노동급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무리하게 고도를 높여 사거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수도권과 오산, 평택에서 각 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에 이르는 중부권에 대해서는 비용 대비 효과적이고, 신속하고 은밀하게 발사 가능한 정확도도 높은 방사포와 단거리미사일을 두고 일부러 사드의 방어범위에 들어가게끔 중거리미사일을 과연 발사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1999년 미 국방부가 미 의회에 보고한 자료에도 사드가 한반도에서는 미사일 방어체계 측면에서 한계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사드의 경우 한국의 북부 지역을 겨냥한 북한 탄도미사일과 교전할 수 없으며, 서울과 서울 주변 지역을 방어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저층 방어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상과 달리 사드 배치 지역을 중부권이 아닌 남부권(성주)으로 결정한 것 역시 군사적 효용성을 고려 시 사드의 제원 상 요격 가능 범위에 포함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실존하는 남부권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스커드-C를 이용해 부산, 포항, 김해공항, 대구 등 전시 전쟁지속능력을 위한 후방 증원전력과 관련된 미군기지와 시설을 공격할 경우 사드 유효 방어범위 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공격 유형이라고 하더라도 사드가 가진 중요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기만체에 대한 식별능력이 떨어지는 점 등 실전에서 군사적 효용성이 확인되지 않은 개발 중인 무기체계라는 점에서 방어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사드의 남부권 배치로 인해 수도권은 물론 평택과 오산, 군산은 사드의 방어권에서 벗어난다. 2-4km의 지점 방어(point defense)인 패트리엇과 비교해 지역 방어(area defense)인 사드의 최대 사거리는 200km이고 요격 고도는 40-150km이지만 그렇다고 사드 배치 지역을 중심으로 해당 고도와 사거리 전체를 사드의 방어 범위로 볼 수는 없다.

 

평택과 오산, 군산은 실제 직선 거리상으로 모두 사드의 유효사거리인 200km 이내이지만 사드의 최소 요격고도가 40km임을 고려할 때, 미사일이 정면으로 날아올 경우 최대 150km, 각도가 조금 벗어나면 100km 이내에 있어야 현실적으로 방어가 가능하다.

 

사드는 고정되어있는 반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지점은 발사이동차량(TEL)을 이용해 변화가 가능하고 공격목표도 다양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비행 및 낙하경로가 사드미사일 요격과 동일선상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사드 1개 포대가 한반도의 1/2~1/3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은 사드의 요격률을 100%라고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방어 가능한 유효범위는 전방 100km 이상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드가 보호해야할 대상지역의 앞쪽이나 인근에 배치된다고 해도 북한의 발사방식에 따라 목표와 인근지역 방어가 제한될 수 있다. 북한이 최대 사거리가 1300km인 노동미사일 변형된 발사방식으로 사거리를 줄여 발사할 경우 사드가 방어 가능한 유효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노동미사일의 출력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고도를 올리는 고각(Lofted) 발사방식으로 부산을 목표로 500km를 쏘았다고 가정하면 정점의 고도는 400km 이상이며 낙하시 각도는 약 70도를 유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전방에 위치한 사드의 요격가능 범위 위를 넘어 뒤쪽으로 떨어지게 된다.

 

노동미사일이 다시 사드 후방의 유효한 범위로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레이더가 접촉하지 못하고 있고 마주보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마하 6~8 이상으로 낙하하는 미사일을 요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지난 7월 19일 노동미사일을 고각으로 500km 발사했고, 북한의 조선신보는 8월 1일 북한의 고각발사는 미국의 전쟁도발을 제압하기 위한 전법이라면서 “사거리가 각이한 타격수단과 사격각도를 변경한 타격전법의 조합은 수없이 많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고도를 줄여서 저각(Depressed)으로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미사일을 저각으로 대구나 왜관을 목표로 400km을 발사하거나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부산을 향해 쏠 경우 고도는 40km 이하로 사드의 최소요격 가능고도 아래를 비행하게 된다. 고각(Lofted) 방식은 비행시간이 길어지고 탄도탄 감시/추적이 용이하며 비행자세 제어가 어렵고, 또한 상승단계에서 요격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저각(Depressed) 방식의 경우 비행시간이 짧고 탄도탄 감시/추적이 어렵다는 점에서 더 큰 위협일 가능성이 높다.

 

<남부지역 사드 배치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북한의탄도미사일s

 

사드가 한반도에 존재하기 위한 두 가지 조건 중에 사드에 해당하는 위협은 북한이 스커드-C와 노동미사일을 사거리 500km로 발사해 줌으로써 성립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위협을 막거나 감소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2000년 A Henry L. Stimson Center Working Group의 “Theater Missile Defenses in the AsiaPacific Region”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도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드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 기지 방어에 유용성 측면에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시설이나 발사대를 공격하기 위한 공중전력이 효과적이고 저렴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사드와 같은 지상에 기반을 둔 상층 방어체계를 한반도에 전개하면 주일 미군 기지나 일본을 겨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어느 정도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지만 이 역시 사드보다는 해상 기반 상층 방어체계가 보다 우수하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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