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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모노드라마 ‘피에타’ - 엄마의 시선으로 본 예수, 깊은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

김혜령 기자 승인 2017.05.10 11:27 의견 0
2016년 4월 초연에 이어 국립극장 재연으로 돌아온 모노드라마 ‘피에타’가 5월 7일 막을 내렸다.

 

초연 당시 3인3색 공연으로 다양한 세대의 여배우들을 통해 성모 마리아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은 작품으로 이번 공연은 초연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최아름 배우가 열연해 기존의 성모 마리아와는 또 다른 마리아를 나타내주었다.

 

성경에 등장하는 ‘성모 마리아’는 구세주의 어머니, 성스런 여인으로 이미지화 되어 왔다. 그러나 모노드라마 ‘피에타’는 구세주의 어머니가 아닌, 인간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에 초점을 맞추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극은 아기시절부터 십자가의 죽음까지 철저하게 마리아의 시각에서 예수를 바라본다. 성경에서 밝혀진 마리아의 연령을 기준으로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생애가 펼쳐지며 아들 예수를 바라보는 마리아의 시선을 공감하게 한다.

 

모노드라마 . 초연당시 열연하는 최아름 배우 <p class=(사진: 윤준식 기자)" width="550" height="413" /> 모노드라마 <피에타>. 초연당시 열연하는 최아름 배우 (사진: 윤준식 기자)

 

인간은 누구나 어머니의 손에서 자라난다. 신의 아들로, 종교지도자로 살았던 예수였지만 어머니 마리아에겐 귀하고 소중한 아들이었을 것이다.아무리 뛰어난 인물이라 해도 처음부터 혼자 세상을 살아가지는 않는다. 부모의 손길 아래, 사랑을 받으며 자라난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부모와 함께 겪으면서 성장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자식이 죽어가는 모습을 눈 앞에서 목격하게 된다면 그 심정은 어떨까 그것도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함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것이라면 더욱 어떨까 또한 어느 부모가 이를 “신의 섭리로 죽었다”고 납득할 수 있을까.

 

이렇게 모노드라마 ‘피에타’는 사랑하는 아들의 탄생과 성장, 애끓는 죽음을 목격하는 엄마의 시선으로 관객들과 이야기 해나간다.

 

여배우 최아름은 1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마리아 역을 소화하며 관객을 극 속으로 데려갔다.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 하는 엄마, 듬직해진 아들을 보며 흐뭇함을 느끼는 엄마, 그리고 사회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위협받는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 마지막 십자가의 죽음을 바라보면서도 “내 아들이어서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하는 엄마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펼쳐낸다.

 

극의 흐름과 함께하는 라이브연주는 배우와 관객의 감정선에 힘을 싣고 상상력을 돕는 장치로 작동해 자칫 단촐해 보일 수 있는 무대를 꽉 채워주었다.

 

모노드라마 ‘피에타’는 2천년 전 고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현재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생떼같은 자녀들을 떠나보낸 부모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노드라마 ‘피에타’가 다양한 무대에서 재공연되어 그들에게 큰 위로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한다.

 

[김혜령 기자 / windschuh@si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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