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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세 남자, 한 여자의 사랑방정식 - 낭만활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김혜령 기자 승인 2017.05.19 01:18 의견 0
청소년. 서투르지만 그래서 더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들. 사랑도, 우정도 열렬하게 빛날 수 있는 시기.5월을 맞아 국립극단 백성희장만호 소극장에서는 청소년 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를 공연하고 있다.

 

청소년극이지만, 청소년 뿐 아니라 중장년층 까지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극이다.특히나 젊은 시절의 사랑, 우정에 관한 이야기는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다.

 

돈이 많지만 허세가 심한 인물 드 기슈, 매력적인 화술을 가졌지만 자신의 트라우마에 갖힌 인물 시라노, 잘생겼지만 약간 모자란 언변의 크리스티앙.세 인물의 공통점은 단 하나 뿐. 한 여인을 사랑한다는 점이다.

 

그녀의 이름은 록산느. 정숙하고 단아한 매력 대신 통통튀는 매력으로 남성들을 사로잡는다.세 사람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록산느에게 사랑을 이야기한다. 한 사람은 외모, 한 사람은 재력, 그리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진심어린 말로 록산느에게 다가간다.

 

록산느와 오랜 시간동안 오누이처럼 지내온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을 사랑하는 록산느의 부탁을 들어주기위해 노력한다. 시라노는크리스티앙의 모자란 화술을 대신해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준다.크리스티앙과 전쟁에 나간 시라노는 록산느를 위해 크리스티앙의 이름으로 하루 2통의 편지를 보낸다. 그 편지를 받은 록산느는 목숨을 걸고 크리스티앙을 만나러 온다.

 

사실을 안 크리스티앙은 시라노에게 록산느에 대한 마음을 전할 것을 권하고, 전쟁터에서 적군의 총알에 죽음을 맞이한다.그러나 그 마음을 전달하지 못한 채 15년이 지나고, 드 기슈는 꾸준히 록산느의 옆을 지켜낸다.어느 날 시라노는 정부에 반하는 연설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반대 세력에게 급습을 당한다.시라노가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그의 마음을 알게 된 록산느는 오열하지만, 결국 시라노는 죽음을 맞이한다.

 

스토리는 ‘록산느의 진정한 사랑은 누구일까’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또한청소년기에 중요한 우정, 친구의 메시지도 동시에 담고 있다.극이 진행되면서 세사람의 관계는 묘한 질투심의 관계에서 우정의 관계로 전환된다.

 

록산느의 마음을 지키면서 크리스티앙과의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이 편지 쓴 사실을 비밀로 한 시라노.시라노의 마음을 알고 고백할 자리를 마련해준 대신 죽음을 맞이한 크리스티앙.자신과 끊임없이 적대관계에 있었으면서도 시라노가 정치적 적대관계에 있을 때 도움을 주고자 했던 드 기슈.이들의 우정과각기 다른 사랑방식은 우리가 사랑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곱씹어 보게한다.

 

청소년들에게는 우정과 사랑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성인들에게는 눈부신 젊은 날을 회상할 수 있게 하는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는 오는 21일막을 내린다.

 

[김혜령 기자 / windschuh@sisa-n.com]

 

록산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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