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1인창조기업 특집(9)] 50가지 직업경험을 융합지식으로 만들다(上)

윤준식 기자 승인 2013.11.11 13:27 의견 0

[1인창조기업 특집(9)] 50가지 직업경험을 융합지식으로 만들다(上)

 

 

 

50가지 직업경험을 융합지식으로 만들다

‘다용도가구-스페이스 베드’를 만드는

 

케어114, 유진 대표 (上)


시사미디어투데이는 “창조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1인창조기업'들의 활성화라는 나비효과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을까 주목하고 있다. 보통 1인창조기업의 비즈니스 영역은 지식산업이나 작은 아이템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1인창조기업은 커다란 가구, 그것도 기성품이 아닌 맞춤형 다용도가구를 제조하는 업체이다. 그런데 이런 제품의 상품화가 가능했던 이유가 다양한 경력에서 터득한 기술과 지식에 있었다고 한다. ‘케어114’ 유진 대표의 인생과 비즈니스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께 전한다.


 

용접공으로 시작한 사회생활“저는 16살 때부터 사회생활을 했어요.”오늘의 주인공 유진 대표는 결손가정에서 태어난 바람에 어린 시절부터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20살까지 조선소에서 용접 일을 했다고 한다. “87년도부터 조선소를 다녔는데요, 당시 일반적인 사람들이 초봉으로 15만원 받을 때 전 하루에 3만원씩 받았어요. 그런데 기계 만드는 일을 배우러 간다고 그걸 접은 거가 시작이었죠.”손재주를 타고난 유진 대표는 당시 조선소에서 용접 숙련공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기술을 탐내는 그의 천성은 일당을 많이 쳐주는 데 안주하지 않았다. 아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이 일, 저 일 배우다 보니 이력서에 적어넣을 경력이 50개를 넘어가게 되었다.“제가요, 중국집 주방장도 해보았고요...... 여튼 예전에 취직하려고 가는 기업머다 이력서를 넣었더니 다들 싫어하더라고요. ‘성실한 사람이 아니야!!’, ‘회사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그만두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더라고요.”이 사람, 과연 정체가 뭘까 용접도 할 줄 알고, 기계도 만지고, 중국집 주방장도 하고...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일까“취업면접을 볼 때, ‘우리 회사 기계를 만질 수 있어’라고 물어보잖아요 그러면 ‘조금만 써보면 수리할 줄도 알고, 더 좋은 거를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어요.”

 

8살 꼬마가 보일러를 시공하다유진 대표가 기술에 눈 뜨게 된 것은 8살 때부터였다고 한다.당시 이웃에 연탄보일러 공사가 있었는데, 2명의 기술자가 와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사정상 1명의 기술자만 온 것이었다. 보일러 놓는 아저씨 잔심부름을 하던 소년 유진은 어깨너머로 보일러의 구조와 시공방법을 한 번에 알게 된 것이었다. 이후 그 마을은 외부 기술자를 부르지 않고 동네 사람끼리 자체시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일러가 필요한 집마다 소년 유진을 불러서 보일러를 시공했기 때문이다.“지금 생각해보면 황당한거죠. 요만한 꼬마가 보일러를 놓으니...... 어떻게 그렇게 했냐구요 타고 난거죠. 그냥 저절로 배워졌어요.”그러나 소년 시절의 호기심어린 추억으로 그쳤을 일들이,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삶을 영위하기 위해 세상으로 내몰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으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이다.“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에 가구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가구를 알게되니 새로운 게 또 보이더라구요.”

 

▲ '케어114'가 출시한 스페이스 베드의 시공장면 ⓒ 스페이스베드 홈페이지

 

다용도가구 개발을 시작하다유진 대표는 최근 소호사업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빌트인 가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요즘 작은 회사로 창업하는 사업자가 많잖아요. 그런 분들이 원룸을 얻어 낮에는 사무실로 쓰고 계시는데, 야근도 많고 철야도 하다보니 맨바닥에서 주무시거나 간이침대를 놓고 생활하시는 거예요.”그래서 침대, 수납장, 책상, 쇼파가 복합된 다용도가구를 개발하게 되었다. 이 아이템으로 이미 특허출원을 했고 전시회에 나갈 준비도 하고 있다고 한다.“소비자를 만나며 많은 일을 겪다보니 소비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알게 되더라구요. 그런 데서 오는 의견들을 수렴하다보디 아이디어가 더 생기는 것 같아요.”최근 싱글족이 늘어나며 집이 모자라서 오피스텔에 이어 소형주택 바람이 불고 있다. 유진 대표는 이 점을 예의주시하며 비즈니스에 하나씩 접목하고 있다.“역시 제 생각하고 맞아 들어가는 부분이 많아요. 물론 이 계통에도 몇몇 업체가 있어요. 다용도가구는 아직 매니아 층들만 쓰는 추세거든요. 광고부족도 있겠고 시장이 작은 것도 있겠지만 사용하는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퍼져가고 있는 분위기가 저에게 승산이 있다고 봐요. 매니아들이 만족하는 것을 보면 그들이 원하는 기능의 구현에 있거든요.”유진 대표는 공동주책, 쉐어하우스와 같은 신개념 주택이 늘어날수록 기존의 가구와 다른 형태의 가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싱글족이 원하기 이전에 집주인들이 원할 것이라 예측한다. 가구가 변신하면 건물주 입장에서는 공간을 더 작게 쪼갤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초 시공비는 늘어나겠지만, 기대할 수 있는 임대수익을 생각하면 선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낙관한다.

 

 

== 중편에서 계속 ==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