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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 이야기가 일상을 바꾸는 유쾌한 뮤지컬이 되기까지 (하)

윤준식 기자 승인 2013.10.12 15:29 의견 0

[View-人] 재공연 앞둔 창작뮤지컬 “날아라, 박씨!”의 정준 작가 인터뷰 (하)

 

 

 

재공연 앞둔 창작뮤지컬 “날아라, 박씨!” 정준 작가 인터뷰 (하)무대 뒤 이야기가일상을 바꾸는 유쾌한 뮤지컬이 되기까지
‘2013년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뮤지컬상’에 이어 한국뮤지컬협회가 주관하는 ‘창작뮤지컬 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날아라, 박씨!”가 중극장 뮤지컬로 돌아온다. 시사미디어투데이는 상투적인 상업적 코드를 배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초연시 객석점유율 90%를 보였던 “날아라, 박씨!”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게 되면서 작가 인터뷰를 계획하였다. 재공연 전날 마지막 리허설을 앞둔 정준 작가와 “날아라, 박씨!”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중편에서 계속

 

윤준식 기자(이하 윤기자): 초연이 소극장에서 공연되었기 때문에 무대와 배우들의 움직임에서 오는 현장감을 공감하는 즐거움이 많았는데, 중극장으로 오면서 그런 현장감이 희석되는 것 아닌가 염려되기도 합니다만...

 

정준 작가(이하 정준): 사실은 그 부분을 저희도 걱정하지 않은 건 아니예요. 사이즈가 달라진다는 건 사실 또다른 초연이기 때문에 저희도 초심으로 공연을 만들고 있거든요. 단순히 소극장에서 중극장으로 넘어오면서 현장감이 희석된다기보다는, 모든 공연이 그렇듯, 반복되면서 오는 매너리즘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저희의 마음가짐으로 상쇄되는 부분이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 "날아라, 박씨!"의 초연이 이루어졌던 PMC대학로자유극장 ⓒ 김대경 기자

 

물론 관객과의 물리적인 거리에서 배우들의 땀방울 하나까지 보이던 때와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겠죠. 그러나 초연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을 제대로 보여드리는 것도 많아요.“날아라, 박씨!”의 전개상 앙상블은 이 극의 실질적인 주인공인데 초연은 극장 규모에 맞추다보니 실제 등장하는 남녀앙상블이 총 3명 밖에 안 되었어요. 앙상블마다 대사와 솔로 부분이 있는데 소극장에선 출연진 수에 맞춰 곡을 줄였지만 이번에는 그런 의도를 살릴 수 있게 되었죠.소극장의 장점이 사라진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음악의 힘을 믿고 있어요. 대형 뮤지컬에 가면 3층 끝에서 배우의 얼굴이 보이진 않잖아요. 그런데 노래에 의해서 어느 순간 배우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는 감동을 느껴요. 이번에 “날아라, 박씨!”가 중극장으로 오면서 6인조 라이브밴드가 함께하거든요 생동감 넘치는 라이브 연주가 관객과 무대가 멀어진 공간을 채워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그 밖에도 저희 작품은 물리적인 것으로 계산할 수 없는 배우들의 에너지가 최대의 장점인 작품인 것을 객석에서 리허설을 지켜보니까 확실하게 알겠더라구요. 초연 때도 단지 거리가 가까워서가 아니라 배우들의 에너지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고, 그것이 이 작품의 힘이라면 중극장에서도 그 기운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 무대 위 배우들의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 "날아라,박씨!" ⓒ 김대경 기자

 

윤기자: 상업적 코드가 많이 배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이 90%를 넘어갔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앞으로를 생각한다면 상업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죠. 대형 뮤지컬의 경우 스타마케팅이 보편화 되고 있는 추세기도 하구요, “날아라, 박씨!”는 앙상블이나 컴퍼니 매니저 같은 스타와는 관련이 없는 캐릭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데 작가 입장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준: 사실 “날아라, 박씨!”는 처음부터 작품 속에 실제 아이돌을 캐스팅하는 걸 염두에 뒀어요. 극중 남자 주인공 ‘황태경’은 아이돌 스타이니만큼 아이돌 가수가 맡아주면 더 리얼하겠죠. 실제로 공연 관람을 하다 보면 무대 위에 누가 등장하느냐에 따라 객석 분위기가 바뀌는 게 피부로 느껴지니까요.

 

▲관객들의 입소문만으로 연일매진을기록하는 등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뮤지컬 "날아라,박씨!" ⓒ 김대경 기자

 

저는 한국적인 뮤지컬에 관심이 많은데요, 어떤 것이 세계 속에 통하는 한국적인 뮤지컬일까를 생각할 때, 단순히 전통 소재를 쓰고 전통 음악을 쓰는 것 이상으로 세계인이 관심 가질 수 있는 한국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이 시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이 보편적으로 다른 문화권 관객들의 마음에도 전해지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한류 붐을 주도하는 한류 아이돌은 몹시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윤기자: 네. 저도 초연 때 직접 보았습니다만, “날아라, 박씨!”에 유명 뮤지컬들의 장면들이 숨어 있어서 그런 부분이 뮤지컬 매니아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것 같더라구요. 제가 찾아본 어떤 블로그에서는 이걸 얼마나 이해하고 웃느냐로 ‘뮤덕지수’가 드러난다고 표현했더라구요. 오히려 이런 부분이 흔한 상업적 코드를 배제하고도 흥행을 끌어가는 힘이 되는 좋은 사례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준: 그런 소소한 재미를 즐기셨으면 하는 마음과, 제가 정말 힘들었을 때 뮤지컬 작품들로 받았던 위로를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패러디 장면들을 넣어봤어요. 이번에 새로 추가된 장면도 있으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한예종에서 음악극창작을 전공하면서 신작 "X-Wedding"을 준비중이라는 정준 작가 ⓒ 더프로 제공

 

윤기자: 마지막으로 질문드리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요. 지금 ‘한예종’에서 공부하고 있으시다고도 들었고, “날아라, 박씨!” 외에 다른 작품도 준비하시는 것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네요.

 

정준: 지금 한예종 음악극창작과에서 ‘대본 및 작사’ 전공을 하고 있어요. 제대로 극작 공부를 해보고 싶은 목마름이 계속 있었는데 “날아라, 박씨!”의 작품화가 이루어지면서 용기를 얻었어요.같이 ‘한예종’에서 공부하는 작곡가와 팀을 이루어서 “X-Wedding”이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 사업에 선정되서 지원금을 받아 내년 2월에 쇼케이스를 하게 되었어요. “날아라, 박씨!”의 이번 공연 이후에 “X-Wedding” 쇼케이스 준비로 바쁘게 보낼 것 같아요.

 

윤기자: 마지막 리허설 앞두고 바쁜 가운데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공연도 성공해서 더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으면 합니다. 프레스 행사 때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 完 ==


[공연소개]컴퍼니매니저 오여주는 자신이 참여한 "날아라, 박씨!"의 프리뷰 공연이 끝나고 자축하는 배우와 제작진을 바라보며 다사다난했던 연습과정을 떠올려본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에서부터 콧대 높은 여자주인공들과 매너리즘에 빠진 아이돌 출신의 남자 주인공까지….공연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들어선 뮤지컬의 세계였지만 여주에게는 갈수록 고단하기만 하다.그리고 여주의 생일이자 본 공연의 첫날.컨디션 난조로 무대에 설 수 없는 여자주인공들과 화가 난 연출가, 공연 강행을 요구하는 제작자와 여전히 불안한 배우들,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꿈인 이 무대를 두고 단 하룻밤, 꿈같은 시간이 펼쳐진다.

 

▲ 창작뮤지컬 "날아라, 박씨!" 11월 25일까지 이화여대 삼성홀. ⓒ더프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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