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사미생(5)] 자칭 ‘쉬운 목사’ 라온동행교회 이광복 목사(下)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17/10/30 [11:00]

[전도사미생(5)] 자칭 ‘쉬운 목사’ 라온동행교회 이광복 목사(下)

김혜령 기자 | 입력 : 2017/10/30 [11:00]

 


올해는 마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을 기점으로 일어난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천주교(구교)로부터 기독교(신교)가 분리되게 만든 사건이기에 기독교는 종교개혁의 전통을 이어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한편 종교개혁은 중세 유럽사회를 변화시킨 문명사적 전환점이기도 하다.

 

어느 틈에 대한민국의 주류종교로 자리 잡은 기독교는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특별기획 ‘전도사 미생’은 이 시대 청년 루터인 젊은 목회자들과의 연속 인터뷰로 진행중이다.지난 회에 이어 자칭 ‘쉬운 목사’ 라온동행교회 이광복 목사와의 대담을 이어 나간다. (대담자: 윤준식 기자)

 

 

카페공간이 즐거운 공동체로 채워지기를 꿈꾼다. <p class=(출처: 이광복 페이스북)" width="550" height="550" /> 카페공간이 즐거운 공동체로 채워지기를 꿈꾼다. (출처: 이광복 목사 페이스북)

 

⁋ 현재의 교회, 담임목사에만 의존해

 

현재 교회 안에서 젊은 교역자들이 겪는 어려움으로 교회의 운영이 담임목사에 의해 좌우된다.

 

한국의 교회는 담임목사, 수석부목사, 부목사, 전담전도사, 교육전도사 등 일종의 피라미드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담임목사의 지시에 상명하복을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 되어 있다.

 

물론 이를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의사결정이 담임목사의 권위에 따라 일정한 기준 없이 휘둘릴 수 있다. 이런 구조는 알게 모르게 한국 교회 안에 잠식되어 있다.

 

⁋ 젊은 전도사와 목사 사이의 신뢰와 이해가 바른 교회문화를 만든다.

 

젊은 교역자들의 어려움 중 하나가 ‘새벽 예배와의 사투’다.새벽 예배를 한번도 빠지지 않은 권사님들은 교역자가 새벽예배를 나왔는지 안나왔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무서운 사람이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곤 한다.

 

사실 젊은 교역자들은 밀린 일과 더불어 문제를 겪고 있는 성도(청년, 청소년들)의 고민상담 등으로 인해 일찍 잘 수 없다. 이렇게 젊은 교역자들이 예배를 하루 빠진 날은 회의 시간이 살얼음판처럼 긴장된다.

 

새벽 예배를 빠지고 싶어서 빠진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새벽 예배를 안 나간 전도사는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꾸지람을 들어야 한다. 게다가 담임목사님이 예고도 없이 안 나오신 날에는 몸이 덜 풀린 구원투수처럼 급하게 설교를 내뱉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물론 이를 목회자의 성장과정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직자는 당연히 헌신해야하며, 이중고 삼중고를 겪어야 큰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서로가 강제하지 않아도 신뢰가 있다면 관계는 두터워지고 문화는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새벽예배가 필요한 사람은 강제하지 않아도 자신의 필요에 의해 새벽예배를 나간다. 못나온 날에는 담임목사가 ‘어떤 상황이 있어서 못 나왔구나’라고 짐작해 믿어주면 그 믿음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 교회 안에서 용인되기 힘든 문화를 실천하는 젊은 목회자에게는 그 사람이 ‘틀렸다’고 말하기보다 교회안의 문화를 충분히 설명하고 그 사람이 수용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라온동행교회 설립예배를 드리던 날 <p class=(출처: 이광복 목사 페이스북)" width="550" height="413" /> 라온동행교회 설립예배를 드리던 날 (출처: 이광복 목사 페이스북)

 

⁋즐거운 동행, 라온동행교회

 

이광복 목사가 ‘라온동행교회’라고 교회 이름을 정한 것은 6년 전의 일이다. ‘라온’은 순 우리말로 ‘즐거운’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교회에 가면 예수님을 만나러 오겠다고 시간을 내서 왔는데 교회에서의 하루가 끝나고 나면 마음이 즐겁지 않고 오히려 지치는 모습을 보곤 한다. 하나님을 만나면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데 ‘세상에서 에너지를 얻어 와서 교회에 소비하고 가는 느낌’이 든다면 왜일까?

 

그런 이광복 목사의 고민이 교회의 이름 속에 녹아들어갔다.하나님과 동행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이 즐거움이 배가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이들의 동행자가 되기 위해 ‘라온동행교회’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라온동행교회에는 담임목사라는 형식이 없다. 권위주의를 없애고 동등한 자리에서 의견도 교환하는 수평적 관계를 원한다. 교회공동체는 자리를 채워주고 헌금을 내주는 사람을 섬기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성도와 목회자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라온동행교회, 세상 속에 한걸음 내딛을 준비를 하다

 

라온동행교회에는 여러 후원자들이 있다. 이광복 목사는 이 후원금과 함께 라온동행교회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십일조를 씨앗헌금이라는 명목으로 모아 매달 소식지에 모인 금액을 공개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현재 자신의 가정교회를 벗어나 마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교회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마을에서 동네주민들과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카페를 차리는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교회공동체가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공간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사랑방으로 이용되길 바라며 많은 사람들이 오갈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최소 5년 정도 카페를 유지하며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마을 사람으로 인정받고, 마을 사람을 공동체 안으로 초대할 수 있는 교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예배만을 위한 공간은 흩어지는 공간이자 죽은 공간이다. 죽은 공간은 그 의미를 상실한다. 카페가 커지면 도서관, 공동공방 등을 만들어 동네 사람들의 발길을 교회 공동체 속으로 이끌면, 자연스럽게 즐겁게 동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목회자도 생활을 해야 한다. 아이의 양육에는 돈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교회에서 받은 돈으로 살아가기보다는 카페 운영수익과 아내의 수입으로 힘들게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다른 이의 헌신만으로 살아가겠다고 하는 것은 욕심이기 때문이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교회공동체가 그 안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그리스도의 빛을 내면서 살아가고 그로인해 교회공동체가 커진다면 진정한 의미의 교회 부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이: 이광복 목사 / 대담진행: 윤준식 기자대담정리: 김혜령 기자 / 최종편집: 윤준식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연속대담으로 진행중인 “전도사 미생”팟캐스트에서는 가감없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팟빵 “전도사 미생” 링크주소http://www.podbbang.com/ch/14043*제4회 “자칭 ‘쉬운 목사’ – 라온동행교회 이광복 목사(2부)” 링크주소http://www.podbbang.com/ch/14043?e=22413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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