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우리가 아는 모글리와는 다른 이야기 - 연극 '더 정글북' 김혜령 기자 승인 2017.11.28 19:56 의견 0 “눈을 감고 하늘위로 몸을 띄워봐” 배우의 말 한마디에 모두들 눈을 감고 먼 여정을 떠난다. 하늘 위로 몸을 둥실 띄워 여행을 시작하니 저 멀리 보이는 알래스카가 보인다. 알래스카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하얀 물개 한 마리였다.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 바다소를 구하러 가는 하얀 물개의 여정을 함께 떠나 본다. (극단 여행자들 제공)" width="500" height="333" /> 연극 '더 정글북' 중 '리키티키타미'이야기의 한 장면. (극단 여행자 제공) 연극 ‘더 정글북’은 우리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알고 있는 모글리의 정글 적응기가 아니다. 원작은 1894년 영국의 소설가 J.러디어드 키플링의 이야기 모음집이다. 총 7편의 단편동화로 구성되어 있다. 흔히 우리가 모글리 이야기로 알고 있는 부분은 ‘모글리의 형제들’, ‘카아의 사냥’, ‘호랑이! 호랑이!’의 3편 뿐이다. ‘극단 여행자’의 정글북은 조금 특별하다. 무대에 어떤 장치도 두지 않은 대신 배우들이 신체를 이용해 무대의 배경을 만들어낸다.하얀 물개와의 여행 속에서는 깊은 바닷 속을, 몽구스와 코브라의 전투에서는 인간의 집을, 모글리 이야기에서는 정글을 묘사한다. 배우들의 몸짓은 관객의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연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화려함 없이 담백하게 그려내지만, 무대 전체에 역동적인 에너지를 가득 채워낸다. (극단 여행자 제공)" width="550" height="367" /> 연극' 더 정글북' 중 모글리 이야기 중의 한 장면. 실제 동물을 방불케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극단 여행자 제공) 각각의 에피소드는 자연과 인간의 갈등, 동물과 인간의 공존, 동물성과 인간성 사이에서 정체성을 고민하는 인간을 보여준다. 하얀 물개 이야기는 인간에게 학살당하는 동족들을 구하기 위해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섬을 찾아 떠나는 하얀 물개 ‘코틱’이 주인공이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섬을 안다는 바다소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을 보여줌으로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의 중요함을 생각하게 한다. (극단 여행자 제공)" width="550" height="367" /> 무대에 아무것도 없지만, 몸으로 많은 무대장치를 만들어낸다. (극단 여행자 제공)한 소녀가 주워서 기르기 시작한 몽구스 리키티키타미는 코브라의 공격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한다. 하얀 물개 코틱의 이야기와 달리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엿볼 수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인간, 그리고 그런 인간을 보호하는 동물의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 마지막 모글리 이야기는 자연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을 진지하게 그려낸 에피소드다.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늑대에게 구해져 길러진 생명이 완전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모글리는 자신을 늑대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며 자랐지만 결국 인간의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인간 세계의 일원이 되지만 계속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글리. 특히 모글리의 모습은 자신의 가치관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청소년이 어른이 되는 과정도 담고 있다. UP0 DOWN0 시사N라이프 김혜령 기자 windschuh@naver.com 김혜령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