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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 작가의 "사진 잘 찍는 법"(3)] 셔터와 조리개

김홍희 사진작가 승인 2018.01.31 13:46 의견 0

우선 여러분이 알고 있는 지식을 넘어 셔터와 조리개는 무엇을 관장 할까요 여러분의 지식은 일단 셔터와 조리개는 광량을 조절한다는 것이겠지요. 셔터의 역할은 시간적 광량 조절, 조리개는 공간적 광량 조절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다 일까요 셔터는 물체의 동정(動靜)을 조절하고 조리개는 피사계 심도를 조절합니다. 이것으로 우리는 셔터와 조리개가 그들의 기능과 역할을 다 말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카메라라는 도구가 가지는 기계적 기능과 운용의 결과에 불과 합니다. 여러분은 이 운용을 활용해서 사진을 만들어 냅니다. 여기까지가 ‘사진기 공부’의 일환입니다.

김홍희 작가 제공 김홍희 작가 제공

한 발짝만 더 나가 봅시다. 시간은 무엇이고 공간은 무엇입니까 셔터는 시간을 제어해서 물리적인 빛의 양을 조절 합니다. 조리개는 공간을 제어해서 역시 물리적인 빛의 양을 조절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생각을 더 합니다. 시간은 물질입니까 공간은 여러분이 본 시간을 떠나서 존재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찍은 이미지는 시간입니까 공간입니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시간과 공간 입니까 그것을 담은 물질입니까 도대체 여러분이 찍은 사진 이미지에는 무엇이 담기게 되는 것일까요

사진은 이미 새로운 답을 원합니다. 사진은 이미 철학으로도 과학으로도 물리학으로도 양자학적으로도 해석 불가능 한 것에 대해 해 왔지만 사람들은 거기에 관심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계적 결과만 믿으니까요. 이것은 사진에만 국한 되지 않습니다.

도대체 여러분이 찍은 것은 무엇이고 찍힌 이미지는 무엇이며 한 장의 인화지에 옮겨진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여기가 바로 찍사와 사진가로 분리되는 기점입니다. 물론 모든 사진가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갈래 길에서 자신이 갈 길을 정합니다. 찍사의 즐거움도 있고 사진가의 괴로움도 있습니다. 어느 길이 옳고 그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깊이가 달라질 뿐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그대!

왜 거기 서 있는지 단 한 번이라도 진중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사진가 김홍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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