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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 작가의 "사진 잘 찍는 법"(4)] 대물렌즈와 대안렌즈

김홍희 사진작가 승인 2018.02.01 13:48 의견 0

카메라에 달린 렌즈는 피사체를 향하는 대물렌즈와 몸체 쪽에는 피사체를 살펴보는 대안렌즈가 있습니다. 대안렌즈는 피사체를 살피는 렌즈라고 여러분은 생각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렌즈란 당연히 ‘피사체’를 찍는 도구라고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대물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대안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외부 세계를 찍기 위해서는 자신 내부의 끌림이나, 또는 자신이 표현하고 싶어 하는 어떤 주장이나 뭔가가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 즉 피사체와 나의 내면이 서로 만나야 합니다. 이런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 대물렌즈와 대안렌즈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외부적 만남을 전기적 ‘스파크’ 현상을 빌어 ‘스파크’라고 하겠습니다.

김홍희 작가 제공

실로 사진을 찍는 것은 외부세계 즉 피사체와 내부세계 내면의 스파크가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이런 것을 피사체와의 교감이라고도 하고 일체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진을 찍는 찰라의 순간을 말 합니다. 다시 말해 셔터를 끊는 탄지의 순간이야 말로 바로 ‘스파크 현상’이 일어나는 순간이고 그 스파크 현상이 순간적으로 카메라에 저장이 됩니다.

사진은 이렇게 찍힙니다. 그럼 사진에 찍힌 것은 피사체일까요 아니면 여러분 내면의 정신세계일까요 이렇게 이원화된 질문을 받게 되면 여러분들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미 위의 글 형식과 내용에서 말 한 것처럼, 여러분이 셔터를 누르는 순간 그 저장되는 이미지는 형식과 내용이 동시에 한 장의 이미지로 담긴다는 것입니다.

이 때 어떤 주장이나 일관성 있는 내용을 담으려고 하는 촬영자와 그렇지 않는 촬영자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내용을 담기 위해 피사체를 선택한 것이고, 후자는 아무 생각 없이 피사체에 끌려 사진을 촬영한 것이 됩니다.전자는 주장을 담을 형식을 찾는 행위이고, 후자는 형식에 묶여 아무 생각 없이 촬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전자는 일관성 있는 ‘의식 행위’이고 후자는 ‘소재주의’로 외부세계에 끌려 다니기만 하는 것이 됩니다.

렌즈 하나를 통해 우리는 이런 깊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 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과연 어느 쪽 촬영자일까요

사진가 김홍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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