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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_이야기 (17)] 나훈아는 여복이 많다

이정환 기자 승인 2018.02.07 12:27 의견 0
"선생님, 약국에서 공짜로 주는 ‘비짜음료'에 대해서 방송한 프로그램 보셨어요" "이선생, 우리 가게는 ‘비짜음료’ 취급 안 하는 거 잘 알면서 그러쇼 잉" 라며 박카스 하나를 냉장고에서 꺼내준다.

 

우리동네 늘푸른약국은 동네사랑방으로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쉼터 역할을 한다. 늘푸른약국의 약사님 별명은 '잉잉약사님'이다. 전라도 출신이라 말끝마다 "잉" "잉" 하며 되물어서 동네 분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좀 이따 요 앞에서 누굴 만날 건데 잠시만 앉았다 갈게요." "그래요. 시원하고 좋죠 잉 난 사실 에어컨바람이 싫은데 어르신들 땀 좀 식혀야 하니 여름엔 전기세가 보통이 아니에요. 잉" 늘푸른약국 잉잉약사님은 자상하고 친절해서 약국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미아리는 아직도 잔정이 많은 지역사회다. <p class=(사진 : 이정환)" width="550" height="367" /> 미아리는 아직도 잔정이 많은 지역사회다. (사진 : 이정환)

 

약국에 앉아있는데 옆자리에 앉아계신 노인 분들이 대화를 나눈다.

 

"일흔이 넘으면 약 없이 사는 게 똑똑한 겨." 할머니 한 분이 운을 뗀다.

 

"그건 똑똑한 게 아니지 건강한 거지." 다른 분이 말한다.

 

"내가 상당히 부지런한 사람인데 할 일이 없어지니 왜 그랬나 싶어."

 

"난 귀가 어두워지니 더 행복해."

 

"난 너무 오래 살 까봐 걱정이야. 어머니가 백수를 누렸는데 나도 그럴 거 같아."늘푸른약국은 동네 경로당보다 더 경로당 같은 곳이다.

 

갑자기 나훈아 얘기로 화제가 이어진다

 

“나훈아가 정말 거시기가 없대.” 할아버지 한 분이 말을 꺼낸다.

 

그러자 옆에 계신 할머니가 “아니 그럼 그래서 이혼했나 이혼할 만 하네.” 라며 배를 잡고 웃는다.

 

“나훈아가 잘 생기지도 않았고 배운 것도 짧다던데 여자복은 무지 많았잖여 그게 다 자지 힘에서 나오는 거여.” 다른 할머니가 말을 잇는다.

 

“그게요 잉 나훈아가 일본에 가서 야쿠자 두목의 여자를 건드렸대요. 그래서 거기를 잘렸다고 하는 얘기가 맞는 갑니다. 잉” 잉잉약사님이 끼어들며 얘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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