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따라사진따라(8)] 곰탕집 순례기 첫번째, 도가니탕 맛집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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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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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 대성집에 처음 갔을 때가 생각난다. 영천시장 근처에서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가 못 만난 후 헤매다가 골목 안쪽에 있는 허름한 가정집을 개조한 대성집을 발견했다.
'도가니탕 45년 대성집'이라는 페인트로 쓴 허름한 간판이 왠지 내공이 보이는 집이었다. 출출해서 한 그릇 먹으려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입구 왼편에 주방이 훤히 보이고 주방 밖에서 뚝배기에 탕과 수육을 담아 손님상에 내주는 구조였다.
대성집 도가니탕
(사진 : 이정환)
한마디로 시골 장터 국밥집 모양새를 한옥 안에 그대로 옮긴 분위기였다. 밖에서 조그마하게 보이던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오니 방이 여럿이다. 복합한 내부이지만 상당히 넓었다. 집 두 채를 확장한 거다.
가격표를 보니 이게 웬일인가! 보통의 도가니탕 집에 비해서 엄청나게 저렴하다. 5천 원 정도로 기억한다. 당시 4천 원 가량 하던 설렁탕보다 천 원 정도 비싼 거니 다른 도가니탕 집에 비해 반값 수준이랄까
대성집 도가니수육
(사진 : 이정환)
지금은 원래의 자리가 재개발이 되는 바람에 건너편 대신고등학교 근처로 이전을 했다. 만원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여전히 일반 도가니탕집에 비해 저렴하다. 하지만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두 배가 넘는다. 게다가 국물은 무한리필이다.
도가니탕을 잘 모르는 어떤 이는 '도가니수육은 별로 없고 스지(우건)만 잔뜩 주더라'고 불평을 하던데 그건 너무 무지한 얘기다. 도가니 한 벌을 끓여봐야 살점은 많이 나오질 않는다. 그걸 보충하려고 식감이나 맛이 거의 비슷한 스지를 넣은 건데 아는 사람은 잘 알듯이 스지가 결코 싼 부위가 아니다.
지금은 60 몇년째 도가니탕이라고 깔끔한 간판이 붙어있고 현대식 건물이 깔끔하나. 맛은 변함이 없고 양 또한 전혀 줄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지금은 만원인데 이 또한 다른 집에 비할 바가 아니다.
부영집 도가니탕
(사진 : 이정환)
부영집은 삼청공원 입구에 있다.
(사진 : 이정환)
몇 년 전에 대성집에 견줄만한 도가니탕집을 삼청공원 입구 근처에서 발견했다. '부영도가니탕'이다. 할머니가 운영하는 테이블이 몇 개 안 되는 조그만 식당인데 맛과 양에서 대성집 못지 않다. 다만 대성집보다 2천원이 더 비싼 만2천원이다. 하지만 대성집이 워낙 저렴해서 그렇지 부영집이 그리 비싼 집은 결코 아니다.
필자는 이 두 집과 견줄만한 도가니탕 전문식당을 아직까지는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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