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경복궁_이야기(9)] 정도전, 경복궁 곳곳에 조선의 이념을 담다

시사-N 승인 2018.02.21 10:36 의견 0
조선은 정도전에 의해 설계된 나라라 해도 될 만큼 개국공신이던 정도전의 사상이 여기저기에서 드러납니다. 나라의 제도를 만드는 것부터 도시를 계획하는 과정까지 정도전이 하지 않은 일이 없었습니다.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景福宮)의 이름도 정도전이 지었습니다. 태조 이성계는 정도전에 대한 신뢰가 각별해 경복궁 내 전각의 이름까지 정도전에게 짓게 했습니다.

 

정도전은 신권(臣權) 정치를 꿈꾸는 인물이었습니다. 신권 정치란 신하가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말합니다. 고려 시대는 임금의 독단으로 정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도전은 임금의 독단으로 인한 실책을 줄이고 백성을 잘 살게 하려면 신권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정도전은 모든 임금에게 하고 싶은 잔소리를 건물에 새겼습니다.

 

경복궁의 중심건물인 이름 ‘근정전(勤政殿)’은 “어진 이를 구하는데 부지런해야 한다”는 의미를 다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어리석음으로 일이 그릇되지 않도록 임금님이 어진 사람을 늘 가까이 두길 바라는 정도전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단양군 도담삼봉에 있는 정도전 동상

(출처 : 위키피디아)

정도전 : 조선의 이념을 경복궁에 담다

 

조선을 세우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으로 태조 이성계의 셋째 아들인 이방원과 정도전을 꼽습니다. 그러나 이 둘은 정치적인 견해가 엇갈리며 서로를 적으로 돌리게 됩니다. 이후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 과정에서 정도전은 역사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조선의 기틀을 잡은 것은 모두 정도전의 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선의 국가적 체제부터 조세제도, 법률제도, 유교적 통치이념의 확립까지 정도전의 정치사상이 담겨 있습니다.

 

정도전은 조선의 이념을 경복궁 주요 건물들의 이름으로 새겨두었습니다. 근정전 뿐 아니라 사정전, 강녕전의 이름 모두에서 알 수 있듯 “바르게 정사를 살피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모든 이치를 잃게 될 것이며,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 마을을 바르게 하고 덕을 닦아 오복을 누리라”는 생각은 정도전이 꿈꾸던 이상적인 조선의 모습은 아니었을까요.

 

♠tip.정도전이 지은 전각의 이름을 하나하나 생각하며 현판을 사진에 담아보세요.

 

[이재권 / 한누리역사문화학교]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