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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 작가의 “사진 잘 찍는 법” (24)] 비평가와 사진가

김홍희 사진작가 승인 2018.03.01 11:48 의견 0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을 관객들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비평가입니다. 작품을 분석하고 조목조목 이해하기 쉽게 잘게 부수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여는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들입니다. 작가들의 정신세계를 지탱해주는 일종의 개념 정립을 해 주는 중요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작가에게는 세계적인 비평가가 붙습니다. 그렇지만 이 비평가 역시 관행과 관성 때문에 새로운 시대를 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회화의 새로운 시대를 연 인상파가 등장 했을 때 비평가들은 그들의 작품을 형편없는 그림이라고 매도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모네의 연꽃 시리즈가 세계의 미술관에서 우리를 반기고 있습니다.

좋은 비평가는 좋은 점쟁이와 같습니다. 비유가 좀 그러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이 점쟁이는 과거를 잘 맞춥니다. 그러나 정말 용한 점쟁이는 미래를 맞춥니다. 비평가의 역할 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이 이미 있는 작품을 분석하고 읽어내고 해석하는 것은 기본이고 미래의 작품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 하는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과 미래가 원하는 작품을 미리 제안 하는 능력을 말 합니다.

김홍희사진작가 제공

우리 주위에 이런 사진 비평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두 분은 눈에 띄지만 아직 역량과 실적 부족으로 힘을 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위대한 비평가로 크기를 기도 합니다. 이 사람들이 바로 한국의 미래이고 훌륭한 작가를 키워낼 비평가이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비평가는 큐레이터의 역할도 함께 합니다. 지금 우리는 한국 시장 속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미래 시장이 바로 해외입니다. 국내의 작가를 해외로 모시고 가서 키워 낼 수 있는 비평가이자 큐레이터. 이 사람이 바로 제대로 된 문무를 겸비한 비평가 아닐까요

이런 비평가이자 큐레이터는 세계의 미술 시장의 흐름을 꿰고 있습니다. 좁은 한국에서 인맥에 의존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에 매진하지 않습니다. 미래를 지향하고 사람을 키우고 인맥을 넘어 예술 시장을 확장시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외 인맥을 꽤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유학을 할 때도 세계 정상의 사람들과 유대를 돈독히 합니다. 사람의 크기가 다르지요.

이런 사람들이 요즘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예술가로서 사진가로써 1, 2 세대가 한국에 와서 정착을 했다면 이제 비평과 큐레이팅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1세대가 한국에 와서 활동을 시작 했습니다. 슬슬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좌판이 벌어질 시점에 와 있는 것이지요. 문제는 이들이 그들이 이전에 몸담고 있던 학교나 소소한 인간관계를 어떻게 극복하고 보다 대승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활동을 해 날 지가 변수입니다 우리 사회를 소위 인맥과 학벌과 학연의 사회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지엽적인 문제를 넘어 보다 큰 미래를 가리키는 비평가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위대한 비평가는 사람을 키우고 새로운 예술 세계의 미래를 가리키는 사람을 말 합니다. 앞으로 작가가 나아갈 길을 제시 하지요. 이런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그가 힘을 발휘하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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