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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신비] 소식은 맛을 더욱 깊게 할 수 있다

조기형 맛평가사 승인 2018.01.13 09:00 의견 0

맛있게 먹는 습관이 지속되면 소식(小食)하는 습관이 생긴다. 맛의 감동이 온 몸으로 증폭되면 자기만족도가 높아지고, 높아진 만족도는 과다한 음식을 원치 않게한다.

억지로 소식을 할 때면 힘이 든다. 몸은 적게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몸이 적정 칼로리를 필요로 해서다.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입맛을 당기게 해 음식을 과다하게 섭취하게 된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적게 먹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를 떠올려보면 소식은 마음의 여유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마음이 편해야 한다. 마음이 힘들면 소식이 힘들어진다. 소식하는 사람들이 통계적, 영양학적으로 장수한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단지 소식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소식하면 맛을 즐길 수가 있다. 일정량 이상을 먹어 배부름이 찾아오면 지금까지 맛있게 먹었던 맛의 느낌들이 희석된다. 배가 부르면 맛있는 음식의 진가를 놓칠 수도 있다. 맛을 음미하기 위해 소식이 자연스러워진다.

그 결과 맛을 즐기며 살면 몸의 세포들에게 감사와 기쁨을 더 많이 전달하게 되어 의식뿐 아니라 몸까지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또한 자연을 사랑하게 되고 보는 시야가 넓어지게 되면서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음식으로 인한 행복의 시간을 삶 속에서 남보다 많이 갖게 되는 것이다.

소식하는 사람들은 거의 음식을 천천히 먹는다. 음식을 천천히 먹으면 맛을 탐닉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식탐이 사라진다. 일반적으로 미식가들이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소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맛있게 먹기 때문에 굳이 많이 먹을 필요가 없어서다.

[조기형 대표 / 지오맛아카데미, 맛 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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