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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2)] ‘4차산업’과 ‘4차 산업혁명’의 이해 (下)

윤준식 기자 승인 2018.03.20 17:39 의견 0

사실는 논쟁의 중심은 차세대 기술과 새로운 산업혁명에 맞춰져야 했다. 다만 그곳에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자리를 잡고 있을 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중들의 개념 속에서는 ’4차산업‘과 ’4차 산업혁명‘이 명쾌하게 정리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언어의 사용에서 오해와 혼란이 많았다.

‘4차산업 혁명’이 맞을까 ‘4차 산업혁명’이 맞을까

특히 현대 한국어는 표기상 음의 고저장단이 없고, 명사와 명사의 결합이 이뤄져 고유명사가 될 경우, 띄어쓰기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니 ’4차 산업혁명‘과 ’4차산업 혁명‘을 개념상 구분하지 못하고 넘어온 것이다. 심지어 혹자는 ’4차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다‘고 말하는데, 이 또한 말이 되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지엽적인 문제로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시대를 앞서는 사람들을 이노베이터(Innovators)라 부르고 초기 수용자들을 얼리어댑터(Early Adopters)라 부르는데,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이 둘 중 하나거나 둘 다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4차산업 또는 4차 산업혁명의 진행과정에서 오는 혼란스러움은 당연한 것이다.

제조업이 발달한 독일은 다가오는 산업혁명을 '인더스트리 4.0'이라 부르고 있다.(출처: 픽사베이)

다가오는 네 번째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지식이 앞서야 한다. 왕정을 타파하고 공화정이 들어선 시민혁명, 인력과 축력이 아닌 기계의 힘으로 동력을 발생시킨 산업혁명.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문명은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이라는 2가지 혁명을 통해 가능해진 것이다.

이 중 산업혁명은 한 세기마다 획기적인 기술의 진보를 보이며 반복되어 왔다.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9년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과 인터넷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으로 발전되어왔다.

3번의 산업혁명에 이어지는 4차 산업혁명은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하는 추세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일 수 있다. 지금까지 겪었던 산업혁명들이 산업의 변화 이전에 명명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보자.

날로 세밀해지는 산업분류: “5차산업도 있다”

한편, 1차산업(농림수산업), 2차산업(제조업), 3차산업(서비스업)에 이어지는 4차산업은 어떤 산업군을 말하는 것일까

산업의 세분화는 산업의 중심이 점차 2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넘어가는 추세에서 시작되었다. 4차산업은 정보·지식 산업의 진전과 더불어 등장하게 된 단어다. 사회의 문화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정보·지식을 자본으로 등장하는 기업이나 비즈니스 아이템, 즉 지식산업을 기존 3차산업과 차별화하며 구체화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국민총생산의 3분의 1이 지식산업에서 나올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

한편 지식산업의 발달은 또 다른 산업분류 기준을 만들어냈다. 기존 서비스업 중 상업, 금융, 보험, 수송 등을 3차산업에 국한시키고, 4차산업과 5차산업의 개념을 등장시켰다. 이에 따라 4차산업은 정보, 의료, 교육, 서비스 산업 등 지식집약적 산업들을 분류해 지칭하는 말이며, 취미, 패션, 오락 및 레저산업을 5차산업으로 분류한다.

신개념 설명에서 나온 '2.5차산업', '6차산업'

이외에도 2차산업과 3차산업 사이의 산업군을 ‘2.5차산업’이라고도 한다. 자동차 정비, 공장설비 설계 등 산업의 본질과 영역이 2차산업과 3차산업 두 영역에 걸쳐져 있어서다.

이보다 특수한 사례도 있는데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 따라 등장한 6차산업이다. 1,2,3차산업을 통합한 1차산업을 ‘6차산업’ 또는 ‘창조농업’이라 부른 것이다. 수확한 농산물을 가공(2차산업)해 도시의 마트에 유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거나 체험농장을 만들어 관광, 레저서비스(3차산업)를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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