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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넘버_이야기(1)] A NEW LIFE: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칼럼니스트 김재호 승인 2018.03.21 16:45 의견 0

HO PD가 말해주는 뮤지컬넘버 이야기(1)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中 루시의 넘버 "A NEW LIFE"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대중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대형 뮤지컬 작품을 꼽으라면 뭘까 단연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인 <지킬 앤 하이드>라 말하는 사람이 반은 넘을 것이다.

영국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단편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를 원작으로 작곡가이자 뮤지컬 제작자인 프랭크 와일드 혼과 작사가 레슬리 브리커스가 함께 극을 써 내려갔다. 1997년 4월 28일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초연된 이래 지금까지도 세계적인 흥행을 하고 있다.

스릴러 장르를 띠고 있어 깊이 있는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들의 무게감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사실 대형 뮤지컬이 너무 깊은 내용을 담아 버리면 작품 규모의 대한 부담감이 있기에 연출적인 측면에서 많은 리스크가 있으며 표현에도 한계가 있다.

극을 잘못 끌고 가다보면 지루함까지 느끼기 쉬운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이 모든 리스크를 잠재워줄만한 무기가 있었다. 바로 뮤지컬 넘버들이다. 삽입된 곡들이 지루함은 느낄 새 없이 작품의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지킬’과 지킬 박사의 내면 속에 있는 ‘하이드’, 지킬의 약혼녀 ‘엠마’와 지킬을 사모하는 창녀 ‘루시’가 등장한다. 인물은 세 명이지만 1인 2역이 있어 네 캐릭터를 중심으로 드라마가 흘러간다. 학식이 높은 유능한 의사이자 박사인 지킬 박사는 아버지의 오랜 정신병을 치유하기 위해 약품을 개발한다. 임상실험을 위해 자신에 몸의 직접 약품을 투약하게 된다. 그런데 약품을 투약한 이후에 이상 증세가 일어난다. 선과 악의 정신이 분리되는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

선으로서 존재하는 지킬, 악으로 등장하게 된 게 ‘하이드’인 것이다. 사회적으로나 인품으로나 항상 존경받는 지킬박사는 악의 내면인 ‘하이드’와의 혼선이 일어나게 되어 정상적이지 못한 자신을 파악하고 외부와에 노출을 최대한 차단한다. 증세가 악화되자 약혼자인 ‘엠마’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에게 악의 모습을 보이게 되며, 극은 선의 ‘지킬’ 악의 ‘하이드’와에 갈등과 싸움을 놓고 상황과 인물을 대조시키며 흘러간다.

https://youtu.be/zWSVF1Lc97I

필자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루시’라는 캐릭터를 가장 좋아한다. 루시의 넘버인 <A NEW LIFE(새로운 인생)>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킬 앤 하이드> 넘버 중 제일 높은 음까지 올라가는 곡이다.

가진 것 이라곤 상처받게 없는 "루시"는 지킬박사의 따뜻한 마음 하나만으로 소중함을 알고 자신을 돌아보며, 새벽녘 창가 사이로 아직 태양이 밝게 오르지 않아 빛이 스밀 즈음, 태양이 높이 올라 하얀 빛이 쬐기를 기다리는 자신의 마음과 왠지 닮은 그 시공간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겠노라 다짐하며 부르는 곡이다.

종교적, 사회적 금기였던 정신병 약을 남모르게 혼자 임상실험을 해가면서까지 연구해온 지킬박사는 하이드까지 마주하게 되자 외부와에 접촉을 피한다. 그러다 어느 날 용기를 내어 친구와 함께 우연히 술집을 가게 되어 그곳에서 만난 사람이 루시다. 부잣집 딸로 자라나 전형적인 인물형으로 성장한 엠마와는 달리, 어려서부터 길거리 집시 생활과 술집 창녀로 전전긍긍한 루시는 그 누구라도 따뜻함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인물이다.

한편 항상 길거리에 홀로 남겨진 고양이같은 루시의 모습에 지킬 박사도 자신의 처지가 보이지 않았을까 그날 밤 지킬은 루시의 마음을 안았고 루시는 난생 처음 따뜻함이라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니 지킬은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박사이며, 부자 집 딸인 엠마와 약혼까지 되어 있다. 정작 자신은 잘나가봐야 가장 웃음을 잘 파는 여자인 것이다.

뮤지컬 넘버 <A NEW LIFE>는 이런 루시의 마음을 담고 있는 곡이다. 필자 또한 어려운 일을 극복하고 새로운 다짐을 할 때 이 노래를 들어보곤 한다. 대중 팝 발라드와 흡사하여 거부감 없는 멜로디 패턴과 정말 금방이라도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것을 응원해주는 관악기 소리, 그간 고생이 많았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현악기 소리가 음악 내내 힘을 준다.

[글쓴이: 김재호 PD, 음악감독 / AMG 뮤직]


A NEW LIFE

이번엔 다를거라 믿었어 이번엔 힘들던 지난 시절 떠올라 절망속에 아픈 기억들

이제는 알 것 같아 세상을 이제는 몰랐었겠지 미처 그때는 호기심만 가득했을뿐

내 안에 있던 꿈이 자라나 내 안에 그 밖에 다른 것은 필요없었어

모르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잊는다면 그 모든걸

내사랑나를 뒤흔들고 떠난 사람 홀로 남아 어쩌지도 못해 추억들을 지워야만해

일어나 툭툭 털고 꿈에서 깨어나 공연한 환상에서벗어나

잘해왔잖니 지금까지

내인생보잘 것은없다 해도내 삶

내 스스로 감당해야할 내 삶 쓰러지진 마 버텨야해

새인생폭풍은 지나갔어 새인생 다시 태어날 것처럼 환생 풀잎처럼 다시 일어서

내가 살아가야할인생 시작해 새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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