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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현장을 가다(1)] RoIP 앞세워 세계시장 공략나선 퍼플마린

윤준식 기자 승인 2018.03.22 23:31 의견 0

[기업탐방] “모든 통신기기를 다 연결한다” - RoIP 앞세워 세계시장 공략나선 퍼플마린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국제보안기기전시회 SECON 2018에 참가한 퍼플마린. 회사 이름에 마린(Marine)이 들어간 이유는 선박, 해양분야를 타겟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이 기업의 핵심역량이기 때문이다.

 

자체기술로 개발한 제품과 솔루션을 망라했지만 퍼플마린이 이번 SECON에서 전략적으로 선보인 제품은 RoIP 통신을 가능케하는 게이트웨이 ‘RP-100’이다. 이는 퍼플마린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RoIP 핵심장비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서도 활용된 우수한 커뮤니케이션 장비다.

 

퍼플마린이 개발한 RoIP 게이트웨이 ‘RP-100’

(사진: 윤준식 기자)

 

RoIP란 Radio over Internet Protocol의 줄인 말로 인터넷 기반 무전기 시스템을 의미한다. 인터넷 전화기가 보급되며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가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 VoIP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론상 RoIP는 무전기를 인터넷망에 접속해 전 세계 어느 곳과도 통화할 수 있는 통신 시스템이다.

 

전화시스템을 이용하는 VoIP가 국번을 찍어 교환기를 거쳐 통화가 되는 것과 달리 RoIP는 무전기 시스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전화를 걸어 수화자가 받을 때까지 대기하지 않아도 된다. 무전기에 달려있는 송화버튼을 누르고 말을 하면 즉각적인 통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이동통신 시스템이나 TRS(주파수 공용통신)과 다른 점은 통신사업자의 인프라 투자가 없어도 되기 때문에 난청지역이 없고 부가요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여기서 난청지역이 없다는 의미는 RoIP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용자가 적재적소에 통신시스템을 설치하기 때문인데, 여기에 투입되는 장비가 바로 RoIP 게이트웨이다.

 

광산과 같은 곳에서 작업자가 사고 나면 외부로 알리기 어렵다. 또한 일반 업무 연락도 힘들다. 이런 곳에서 RoIP는 큰 역할을 한다.

(퍼플마린 제공)

 

퍼플마린이 개발한 RoIP 게이트웨이 ‘RP-100’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일본 NEC와도 독점계약이 이루어져 본격적인 해외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여타 RoIP 게이트웨이와 비교할 때 ‘RP-100’는 기능성, 확장성, 유지보수 편의성, 경제성 등에서 우수함을 보이기 때문이다.

 

‘RP-100’는 IP나 SIP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무전기들을 통합시킬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 보통 브랜드와 기종이 다른 무전기를 혼용하면 서로 통신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RP-100’는 이종의 무전기, 심지어 기존의 아날로그 무전기까지도 한 통신망으로 묶어줄 수 있다. 이는 공사현장이나 재난·사고수습현장에서 다양한 작업팀이 투입, 퇴출되는 과정에서 오는 통신혼란을 막고 장비구입을 위한 추가비용을 지출하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IP전화교환기, VoIP를 통합해 모든 통신망을 일원화할 수 있는 뛰어난 확장성을 갖고 있다. 제3자 연결통신, 컨퍼런스 콜도 가능한데 이런 기능은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어 큰 장점을 드러낸다. 특히 긴급상황 발생시, 현장과 상황실, 원거리에 있는 의사결정권자 등을 동일 통신선으로 묶을 수 있어 골든타임 이내의 신속한 조치를 가능케 한다.

 

이밖에 웹기반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장비의 설정값, 주파수, 채널 등을 쉽게 변경할 수 있으며, 이를 스마트폰 앱으로도 연동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설정변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현장의 업무효율과 안전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탁월함을 보인다.

 

국제보안기기전시회 SECON 2018서 만난 퍼플마린 김성훈 대표

(사진: 윤준식 기자)

 

이하 퍼플마린 김성훈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타사의 게이트웨이와 ‘RP-100’의 성능차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김성훈 대표: 우선 품질보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다르다. 방송통신기자재에 대한 적합 인증서(MSIP-CM-Rol-RP-100)가 이를 입증한다.

 

¶현재 어느 정도의 실적이 있나

 

김성훈: 미 군사표준규격을 취득했고, 일본 NEC와는 독점계약을 체결해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찌보면 RoIP 자체가 대단한 기술이 아닐 수도 있는데, 여기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있는가

 

김성훈: RoIP의 컨셉은 옛날부터 있었다. 아날로그로 구현했을 당시에는 통화품질은 낮으면서 가격은 비쌌고 다른 통신시스템과의 연동이 어려웠기 때문에 실패를 많이 했고 어려운 시스템이라 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IP를 활용하면서 구축비용도 저렴해지고 연동도 쉬워졌다. 그러나 이건 이론상 그렇다는 건지 실제 구현하려다보면 쉽지 않다. 퍼플마린이 그걸 극복한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무전기 앱도 있는데, 무전기를 활용하는 통신 비즈니스가 사양산업이라 생각하지 않았나

 

김성훈: 그렇지 않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수요가 새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안전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이동통신 사업자가 진출할 수 없는 곳도 많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터널, 선박, 광산 등지에서 RoIP를 채택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또 서울 본사와 현장간의 딜레이없는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기업들이 선호하는 점이다. 실제로 3년 전부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도입비용 면에서는 어느 정도의 메리트가 있나

 

김성훈: 기존에는1,000~2,000만원을 들여야 구현되는 기능과 성능을 ‘RP-100’을 도입하면 1/10 정도의 비용으로 가능하게 한다. 그 외 ‘RP-100’의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운영의 묘를 살려준다.

 

딥러닝 기술로 구현한 퍼플마린의 '비명감지센서'

(사진: 윤준식 기자)

 

이밖에도 퍼플마린은 SECON 2018에서 신개발품인 딥러닝 기반의 ‘비명감지센서’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치안, 방범, 재난 등 안전관리 시스템에 응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비명감지센서’는 기존 안전관리 시스템에 들어간 비상벨의 다음 세대 품목이다.

 

비상벨은 사고를 당하거나 사고를 발견한 사람이 직접 다가가 눌러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강도가 침입해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사고로 부상당한 사람은 비상벨에 접근할 수 없어 상황실에서 감시요원이 CCTV를 계속 주시해야만 했다. 또한 CCTV 시스템은 탈의실, 화장실 등과 같은 사생활을 보호해야 하는 공간에는 활용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비명감지 센서는 비명소리를 통해 다른 보안장비를 가동시키거나 상황실을 연결해 안전요원이 출동하는 것이 가능하게 한다. 최근 벌어진 강남역 여자화장실 살인사건, 편의점 습격사건 등은 밀폐된 사생활 보호공간에서의 보안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피해자가 비상벨을 울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럴 상황에서 비명을 지르는 것 만으로도 보안장비가 가동되고 안전요원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된다면 범죄예방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발상은 좋았으나 비명을 단순히 소리로만 판단해서는 보안시스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무조건 비명이 들린다고 큰 소리가 난다고 해서 경보를 울리거나 안전요원을 출동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일시적인 소음으로 큰 소리가 난다든지, 어린이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비명처럼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퍼플마린은 챔버를 활용해 다양한 비명 소리를 수집했다. 2,000개의 비명음원을 확보한 후 딥러닝 시스템을 통해 비명을 구별해내는 지능형 시스템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이 시스템을 비명감지센서에 임베디드 형태로 구현했다. 센서에 잡힌 소리를 통제실의 서버나 컴퓨터 내부의 프로그램이 판단해 반응하게 하면 일시적인 통신장애가 벌어질 때 보안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퍼플마린이 작은 중소기업임에도 지속적인 R&D와 신개념 제품개발이 가능했던 것은 단순한 제조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퍼플마린은 원래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SI기업에서 출발했다. 시장의 변화, 고객의 수요에 맞춰 제조업 기업으로 변신하며 지금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총망라하는 최고의 통합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혁신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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