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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2015년 벽산희곡상 수상작 "처의 감각" 4월 5일부터 공연

김혜령 기자 승인 2018.03.23 10:00 의견 0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의 2018년 시즌 프로그램 첫 번째 작품 <처의 감각>이 4월 5~15일 무대에 오른다.

 

<처의 감각>은 2015년 벽산희곡상 수상작으로, 2016년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이었던 <곰의 아내>로 각색해 무대화한 바 있다.

 

고연옥 작가는 <처의 감각>에서 자신의 아이를 버리는 모성과 웅녀신화를 결합해 신화가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밝혀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어떤 극한의 고통을 지나 전과는 다른 새로운 존재에 이르게 된다는 신화의 구조를 차용해 우리 사회에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 속에서 어떤 경계를 넘어버린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누구나 언젠가 그 불행한 사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공포는 사건 속 인물이 던지는 질문을 스스로 성찰해보도록 하는 힘을 갖는다.

 

삼국유사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인간의 반은 곰’이라는 무의식에서 출발해, 곰의 감각을 잃어버린 지금의 인간이 타자를 끊임없이 약자로 만들고 짓밟는 본성에 대해 경고한다.

 

(남산예술센터 제공)

 

어린 시절 곰과 살았던 여자가 곰을 버리고 인간세계로 들어갔지만, 인간들의 잔인한 본성에 환멸을 느끼고 인간세계에서 가장 약한 존재가 되어 다시 곰의 세계로 들어가는 여정을 그린다.

 

고연옥 작가는 “약자에게 공감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약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아갈 때, 우린 지금보다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연출은 연극 <손님들>을 통해 고연옥 작가와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김정 연출이 맡았다.

 

김정 연출은 지난 2015년 연극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으로 데뷔한 최근 연극계에서 주목받는 연출가다.

 

김정 연출은은 여자(곰아내)와 남자(남편)가 만나게 되는 인물군상을 통해 자신의 감각을 지키려 몸부림치는 여자와 자신의 감각으로부터 도망치려는 남자를 오버랩하는 한편 인간세계에서 곰의 세계로 돌아가려는 여자가 품고 있는 강한 생명력과 근원의 회복을 드러낸다.

 

여자(곰아내)역에 현대무용가 윤가연이 출연하며 남자(남편)역은 2017년 <처의 감각> 낭독공연에도 참여했던 백석광 배우가 맡았다.

 

한편, 이 작품은 독일 하이델베르크 극장 <하이델베르크 희곡축제(Heidelberg Stuckemarkt)>에 공식 초청돼 4월 말 독일어 낭독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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