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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4)] 2016년 다보스포럼이 일으킨 조용한 파란(下)

윤준식 기자 승인 2018.03.26 21:02 의견 0

(3편에서 계속) 이런 추측을 떨쳐버린다 하더라도, 3차 산업혁명을 경험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산업의 혁명적 변화를 직감해 ‘현재진행형’으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보다 적극적으로 혁명에 동참하려 노력했다. 이런 점이 2016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미래완료형’의 ‘4차 산업혁명’ 선언을 가능케 했는지도 모른다.

호황 후에 들이닥친 금융위기 - "골디락스"

이미 경험하지 않은 것, 바꿔말해 선험적(先驗的)인 말을 꺼냈다는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쓰기 보다는 ‘4차 산업혁명론’이나 ‘4차 산업혁명설’이라고 표현하는게 적확(的確;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는다)한지 모르겠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전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 침체 때문이다. 이는 ‘골디락스’라고도 불리는 시기와 관련이 있다. ‘골디락스’는 1996~2005년 사이에 일어난 10년간의 미국경제 호황과 그 직후 불어닥친 서브프라임 사태로 말미암은 금융위기의 시기를 표현하는 말이다.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 책 표지(출처: 리디북스)

원래 ‘골디락스’는 영국 전래동화 속의 주인공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숲 속에서 길을 잃은 골디락스가 곰 세 마리가 외출한 오두막을 발견한다. 뜨거운 수프, 차가운 수프, 적당한 수프가 있었는데 이중 적당한 수프를 먹고 허기를 해결한 후, 오두막에 있는 것 중 좋은 것만 골라 즐기다가 곰들에게 쫓겨 도망친다는 이야기다.

경제호황과 금융위기를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우화가 어디있을까 심각한 것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겪은 지 10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세계경제는 회복하지 못한 채 저성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황이 준 선물

미국의 10년 경제호황이 세계경제에 끼친 영향은 어떤 것이었을까 미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지자 높은 소비가 이루어졌고, 이는 중국, 인도, 구소련연방 등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곳들이 새로운 생산기지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 결과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공산품의 가격을 낮아지는 효과가 일어나며 재화의 안정적인 공급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신흥개발국의 산업화를 촉진시켰고 기술개발과 자금투자가 몰리며 전 세계적인 자본이익률을 극대화시켰던 것이다. 또한 동시에 정보화혁명(3차 산업혁명)은 세계로 퍼져나갔고 후진국들로 하여금 기술강국이었던 미국의 IT서비스 구매를 촉진시켰다. 이런 현상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며 90년 후반의 미국 경제를 호황으로 이끌었고 세계 경제에도 긍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10년 간 순조롭던 세계경제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동반추락했고,
아직도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출처: 픽사베이)

그러나 미국인들의 경제생활과 미국 경제정책의 교만을 불러일으켰다. 닷컴열풍의 붕괴, 부동산시장의 과열이 서브프라임 사태를 촉발했고 이는 곧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번졌던 것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태풍은 전세계를 돌며 어마어마한 피해를 남겼다.

4차 산업혁명이 희망이 된 이유

IMF를 조기 극복하며 자신감을 갖게 된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IMF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지만, 서브프라임 함정에 걸려들며 조정된 구조를 개선하기는 커녕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사상초유의 부의 양극화, 고용노동문제 등의 개선방안이 쉽게 나타나지 못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각국의 몸부림이 클라우스 슈밥이 주창한 ‘4차 산업혁명’에 주목하기에 이른 것이다. 어찌보면 아직 시작하기에 이른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은 암묵적으로 전 세계가 원하던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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