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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넘버_이야기(2)] 30/90: 뮤지컬 “틱틱붐”

칼럼니스트 김재호 승인 2018.04.10 00:12 의견 0

HO PD가 말해주는 뮤지컬넘버 이야기(2)

뮤지컬 <틱틱붐> 中 존, 마이클, 수잔의 넘버 “30/90”

‘째깍 째깍’ 시계 바늘이 움직이는 소리다.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이 째깍째깍 소리를 어떻게 표현할까 영어로는 ‘틱틱(tick tick)’으로 표현한다. 그럼 무언가가 터질 때 표현되는 충격적인 소리는 우리는 ‘펑’ 또는 ‘쾅’이라 하는데 영어에선 ‘뱅(bang)’ 또는 ‘붐(boom)’으로 표현한다.

필자가 왜 실없이 의성어 이야기를 늘어놓느냐 바로 제목 자체가 의성어가 합성된 락 뮤지컬 <틱틱붐(Tick Tick Boom!)>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서다.

뮤지컬 <틱틱붐>은 뮤지컬 <렌트>의 작곡가로 알려진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작품이면서 유작이다. 작곡가 “조나단 라슨”은 1960년 2월4일 출생이며, 1996년 2월25일 이른 나이에 사망했으며 <틱틱붐>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배고픈 무명 작곡가 ‘존’은 데뷔 전 조나단 본인의 모습이다.

프로 세계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정식 데뷔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틱틱붐> 속 ‘존’을 보면 조나단 라슨도 30살 생일을 맞기 직전의 29살 무렵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 ‘틱틱붐! (째깍 째깍 쾅)’이라는 제목은 정신적인 압박감을 잘 표현한 제목인 것이다.

뮤지컬 <틱틱붐>은 1990년 30살 생일을 맞이하게 되는 무명 뮤지컬 작곡가 존의 정신적인 압박감을 소재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존은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것이 없는 본인의 사회적 능력과 뚜렷하지 않은 미래의 대해서 예술가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충을 이야기 한다. 더군다나 곧 30살이라니!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무용수 여자친구 ‘수잔’, 한때는 같은 배우지망생이었지만 현재는 광고회사 간부 직원인 절친 ‘마이클’의 상황이 맞물려지며 복잡한 심경은 더 커져간다.

[동영상 출처: 101005 뮤지컬 <틱틱붐> 프레스콜 ('오픈리뷰' 유튜브 채널)]

뮤지컬 <틱틱붐>의 존은 틱틱붐 증상과 고충을 노래한다. 뮤지컬 넘버의 제목은 “30/90”. 90년도에 30살이라는 거다.

필자를 포함해 29살을 경험해 본 모두가 사회적인 목표치를 달성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나이 앞에 숫자가 바뀌는 걸 웃고만 넘기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 않을까 <틱틱붐>의 넘버인 “ 30/90”은 이런 심정을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또한 “30/90”은 전형적인 하드락 장르로 멜로디가 만들어지고 편곡되었다. 다소 빠른 BPM(beats per minute; 심박수. 음악의 속도를 의미한다)으로 시작한다. “30/90” 외에도 전체적으로 넘버 전체가 락 장르로 이루어져 멜로디에 고음역이 꽤 많다.

조나단 라슨의 전작 <렌트>도 <틱틱붐>과 마찬가지로 락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띠고 있지만 앙상블(코러스)의 화성은 클래식과 합창의 선율을 사용하고 있는데, 두 가지가 서로 잘 어우러져 다양한 캐릭터들을 표현하고 틱틱붐만의 색깔을 만들어 냈다. 또한 조나단 라슨이 존경하는 뮤지컬 작곡가 스티브 손드 하임과 락 뮤지션 엘튼 존의 영향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 작품이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1인 뮤지컬로 기획되어 한 명의 배우가 모든 배역을 연기해야 했다. 그러나 조나단 라슨의 사망 후, “수잔”과 “마이클”이라는 캐릭터가 분리되어졌고 ‘수잔’을 맡은 배우가 1인 4역, ‘마이클’을 맡은 배우가 1인 10역을 하는 소극장 3인 뮤지컬로 재편성되었다.

한때 뮤지컬을 전공했던 필자 또한 뮤지컬 <틱틱붐>을 직접 연출해 대학로에 올렸던 경험이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필자도 올해 29살을 맞았고 생일도 조나단 라슨과 하루 차이인 2월 3일이라 조나단 라슨과 웬지 서로 닮았다는 생각에 유독 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다.

[글쓴이: 김재호 PD, 음악감독 / AMG 뮤직]


30/90

[존]

멈춰라 시간아 - 새로운 작전 다시 짜야하네

화면을 멈춰라 - 초점을 다시 맞춰야하니까

세월은 흐르고 주름살 점점 늘어나네

발버둥 친다해도 점점 깊이 빠져드네

겁먹지마 괜찮아 어차피 인생에

한번쯤 닥치게 될 일이니까

해마다 불러주는 생일 축하 노래지만

이번엔 조금 달라 90년에 서른 왜!

나이를 먹어야해 아직 스물 둘 같은데

90년에 서른이라 제기랄 어떡하나.

어떡하나 어떡하나

[마이클]

이제 한번 다시 날아봐

너의 날개를 펼치고 날아봐

[존]

친구들 살찌고 머리는 점점 빠져가고

난 한 번도 못 이겨본 야구팀의 4번 타자

[마이클]

정신차려 삼진은 안돼!

이번엔 꼭 이겨봐!

네 곁엔 언제나 친구가 있어

[존,마이클]

모두가 happy birthday

노래하며 축하하네

생일이 대체 뭐야 90년에 서른 살

낙천적 일수 없나

넌 더 이상 애가 아냐

서른 살이 되는 거야 끝장이야

어떡하나 어떡하나 어떡하나

[존,마이클,수잔]

피터팬 날 데려가

너의 늙지 않는 나라로

보물섬도 변했네

마법사의 주문 때문에

[존]

거리에서 들려오는 아이들 울음소리

이제 나는 어떡하나 두려워

시간은 흘러가고 있는데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그대로 일 순 없는 거야

[존,마이클,수잔]

모두가 happy birthday

노래하며 축하하네

세상이 끝난거야

씨발 벌써 서른 또!

[존,마이클,수잔]

비바람 몰아치고 무지개는 사라지고

서른이 다가왔네

주사윈 내게 던져 진 거야

게임은 시작 된거야

하지만 나는 동화 속 나라 아이들처럼

머물고 싶지만

90년에 서른 살이 90년에 서른 살이

90년에 서른 살이 되네

어떡하나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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