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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 작가의 “사진 잘 찍는 법”(50)] 기획과 기획력

김홍희 사진작가 승인 2018.05.08 13:20 의견 0

이런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텍스트를 생산하는 자가 텍스트를 읽는 자를 지배 한다’. 유행을 생산하거나 철학을 생산하거나 그림의 사조를 생산하거나 개인의 취향을 한 쪽으로 몰거나 하는 행위는 일종의 유행을 이끄는 행위입니다.

유행은 파도처럼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있죠. 새로운 것을 해 보고자 해도 별 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흘러가는 유행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행의 파도를 읽어 들이는 안목과 시간을 인내하는 일종의 심지가 있어야 합니다.

저의 선생님 중에 한 분은 이런 말을 즐겨 하셨습니다. ‘기획이 90, 사진이 10’ 이라고. 세상이 시간에 따라 윤회하듯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입니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시간을 기다리면 다시 그 때가 돌아옵니다. 이 시간을 참아내는 것을 ‘뚝심’이라고 합니다.

김홍희 사진 작가 제공

대개의 작가들은 이 시간을 기다리지 못 합니다. 시대를 쫓거나 유행을 쫓다가 일생을 다 보내지요. 재능이 있지만 뚝심에서 밀립니다.

기획과 기획력은 확연히 다릅니다. 누구나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습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영감을 ‘기획’이라고 말 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머릿속이나 서류상에 존재 합니다. 모니터 속의 이미지와 같지요.

‘기획’을 현실화 시키는 힘이 ‘기획력’입니다. 기획이나 영감은 청정하고 그대로 순수한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현실화 시키려면 갯벌로 들어가야 합니다. 갯벌에 들어가 연꽃을 심어야 비로소 연꽃이 가득 피지요.

한 사람이 기막힌 기획을 해도 기획을 현실화 시키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런 기획에 따라 전략적으로 작업해야 합니다. 유행을 쫓거나 사람들의 취향을 쫓다가는 자신도 사라지고 결국 나이가 먹어 죽을 때가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허망한 인생의 뒤안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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