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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 작가의 “사진 잘 찍는 법”(56)] 사진가와 고독력

김홍희 사진작가 승인 2018.05.25 12:29 의견 0

‘그대가 곁에 있어도 외롭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게 인생이지요. 우리는 원초적으로 외로운 존재입니다. 동양은 관계를 중시하고 서양은 개체를 중시합니다. 관계든 개체든 인간은 본래적으로 혼자 왔다가 혼자 갑니다. 그런데 이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이 있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이 있습니다. 고고한 인간은 이것을 받아들입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놀러 가든 혼자 있는 인간들이 있지요. 그렇다고 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개체적으로 혼자이지만 그들이 사회적인 동물이고 자신을 위해 살지만 남을 위해 봉사해야 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인간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생각은 남을 위한 봉사 활동이나 예술의 정치 참여나 다양한 세계를 경험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세상의 등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인간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고독이나 외로움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지극한 인생이고 삶인 줄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의 십자가를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이지요. 인디언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당신의 고민을 친구에게 털어 놓지 말라. 그도 자신의 짐을 지고 있는 것만으로 힘들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짐의 무게로 너무 힘들어 합니다. 평생 해소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의 짐을 무게를 덜어 낼 수 있는 사람만이 남의 짐을 대신 짊어질 수 있습니다.

항상 부정하고 세상을 욕하고 남을 부수려고 하는 인간에게는 남의 짐을 들어 줄 여력이 없습니다. 인생이 그 자체로 고독한데 어떻게 남의 고독을 짊어질 수 있겠습니까 아무도 자신의 짐을 덜어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밖에 그 짐을 덜어낼 인간이 없습니다.

김홍희 사진작가 제공

고독한 인간은 이미 말 했듯이 남의 짐을 들어 줄 여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고독력이 있는 인간은 가능 합니다. 여기서 고독력이란 고독을 이기는 힘을 말 합니다. 외로움과 친구가 되고 그 외로움과 고독을 친구 삼아 그들에게 자신의 고독과 외로움을 맡길 수 있는 인간. 이들만이 자신의 짐을 덜어 낼 수 있습니다.

그 외로움과 고독은 외로움과 고독의 몫이잖아요. 그러니 그들이 지면됩니다. 왜 제가 그 짐을 집니까 제가 외로움 입니까 제가 고독입니까 인간은 인간 그 자체입니다. 외로움도 고독도 자신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들과 친구가 되는 시련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지요.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지고 스스로 짐을 내려놓기.

이것이 가능한 인간이 하는 행위가 바로 예술 행위입니다. 그 행위는 자신을 위해 하지만 종국에는 남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종국에는 남을 위해 하지만 실은 자신을 위해 합니다. 고독과 외로움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이것이야 말로 자신과 고독과 외로움과 일체감을 가지고 그들이 나의 외로움과 고독을 스스로 짊어지게 하는 삶의 결말입니다.

예수님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광야로 가서 40일 기도를 합니다. 부처님도 가정 절실한 시기에 설산에서 7년 기도를 합니다. 피카소는 가장 절망의 시기에 청색 시대를 그립니다. 이 무엇을 만나기 위한 행위 입니까 사진이 진리이고 존재가 진리이고 그 것을 만나고자 하는 행위가 진리입니다. 이런 것을 통해 가장 고독한 자신과 만나기 위해 우리는 기도 하고 작업 합니다.

그리고 절실해야 합니다. 그 절실함이 우리를 타자화 시킵니다. 타자가 무엇입니까 ‘내가 너다’ 이것 아닙니까 나를 위한 작업이 남을 위한 것이 되고 남을 위한 것이 자신의 생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고독력입니다. 고독력은 고독과 다릅니다. 그것이 스스로의 외로움과 고독을 다독거리는 힘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이타적인 행위입니다.

이것이 스스로를 위해 산 예술가의 초상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본 것은 바로 이 고독력입니다. 그것으로 자신의 삶을 정화하고 남의 삶을 깨끗이 하지요. 자신의 한계를 만나기. 그리고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기. 이것이 바로 고독력의 힘입니다.

당신은 지금 누구를 만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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