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금이빨도 사나요?"
며칠 전 극심한 사랑니 통증 때문에 발치를 했는데 치과원장님이 발치한 치아에 씌워있던 금니를 챙겨줬던 게 오늘 아침에서야 생각이 났다. 몇푼이나 할진 모르겠지만 냅두는 것도 거시기했다. 아침을 먹고나서 탱자씨네 실내포차 앞 금은빵 사장님한테 물어봤다. 산다고 한다. 무게를 재더니 계산기를 두드린다.그리고는 내 얼굴을 쓱 쳐다본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죠? 2만7천 원입니다. 그래도 파시겠어요?" 당연한 거 아닌가? 당연히 팔아야지.이런 불경기에 2만7천 원이면 막걸리가 몇 통인데. 금은빵 사장님은 상당한 미모다. 젊었을 땐 대단했을 거다.나이는 나보다 대여섯 살 위다. 딸만 둘인 과부인데 대학생인 두 딸도 엄마를 닮아서 미모가 출중하다.
![]() (이정환 작가) 금니를 팔고 나오는데 그 불친절한 생선가게 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이리 와봐." '엥? 이 양반 봐라?' 가끔 방천시장 골목을 오가다 눈이 마주치면 예의상으로 꾸벅 고개인사만 나눴을 뿐인데 말을 편하게 놓는다. "아직도 통풍이 심해?""네 조금요."그럼 이 약 줄테니까 먹어봐. 이거 먹고 난 다 나았어.""아유! 이리 귀한 걸 왜 제게 주세요? 생선가게 아저씨는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만 천원이야." 난 또... 어쩐지 이상하다 했다.이 수전노 아저씨가 공짜로 줄 리가 없지. 금니를 판 돈 중에 만천원이 빠졌다.막걸리값이 그 만큼 줄었다. <저작권자 ⓒ 시사N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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