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11)] 제품이 세상을 바꾼다

윤준식 기자 | 기사입력 2018/07/03 [11:43]

[4차산업혁명(11)] 제품이 세상을 바꾼다

윤준식 기자 | 입력 : 2018/07/03 [11:43]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지만...

4차 산업혁명, 4차산업 이야기만 나오면 뒤이어 나오는 것들이 있다. 3D프린터, 드론,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이다. 방송이며 신문기사며 가는 곳마다 이 품목들을 강조하니 귀에 못이 박힐 정도다. 그런데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런 상투적인 표현들이 “4차 산업혁명은 3D프린터, 기타등등으로 하는 혁명”, “4차 산업혁명의 결과는 3D프린터 기타등등을 만들어내는 혁명”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나 무시하냐고 필자의 이런 지적을 못마땅하게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마주친 사람들 열의 아홉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설명해보시오”라는 질문에 위의 범주, 현상이나 개념이 아닌 일부 제품의 이름들로밖에 답하지 못한다. 이게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다. 언젠가 이 시리즈에서 언급되기도 했는데, 아직도 전 세계 인구 중 40억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은 3차 산업혁명조차 겪지 못한 곳이 더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미 우리 대한민국은 IMF 극복과정에서 3차 산업혁명을 적절히 이용해 한 단계 도약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애플과 삼성을 비교하며 삼성이 제조업체 수준에만 머물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를 석권하는 스마트폰을 양산하고 있는 삼성의 제조업 수준이 낮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어오면서 관이 주도하는 경제를 너무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을 논하는 과정에서도 빈번하게 드러난다. 지난 정부의 창조경제, 이번 정부가 들어서며 나온 4차 산업혁명 이야기도 정부계획의 발표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정부차원에서 산업을 다룬다는 것은 법과 제도의 문제, 구체적 예산을 명시하게 된다. 이를 정하는 과정,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과정 속에서 특정 산업영역이 강조되는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제품이 세상을 바꾼다

필자가 비판적 시각을 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안도하는 점도 있다.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4차 산업혁명을 위해 필요한 요소, 필요한 도구들을 인지하고 있기에 낙관할 수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과 고성능 PC가 없었다면 정보화 혁명과 3차 산업혁명은 없었을 것이다. 전기의 보급과 기계의 양산화가 없었다면 2차 산업혁명도 없었다. 증기기관이 나오지 않았다면 1차 산업혁명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혁명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혁명분자들이 있어야 하고 전위기구가 조직되어야 혁명을 준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관련 제품, 관련 산업, 성공과 실패의 노하우 없이는 어떤 것도 일으킬 수가 없다. 왜 우리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인지 이제는 분명히 아시리라 생각한다. 이와 같이 4차 산업혁명도 3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기술과 제품들을 토대로 시작된다.

 

물론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 반만년의 역사를 통해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운 나라임을 더 중요하게 보시는 분도 있다. 그러나 한글을 창제했던 세종대왕 당시에도 물시계, 해시계 등이 발명되었고, 조선 후기의 중흥을 일으킨 정조 때도 기중기를 발명해 수원화성을 축조하지 않았던가? 제품은 기술의 집약체요, 이런 제품의 통용이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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