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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신비] 어릴 때부터 습관화된 음식

조기형 맛평가사 승인 2018.02.01 09:00 의견 0

부모님이 만들어 주신 음식은 평생에 걸쳐 좋아하게 되고, 그 맛은 오래도록 음식 먹는 습관을 지배하게 만들어 한정된 습관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세계 각국의 식습관들이 나라마다 다른 이유는 환경과 문화 그리고 날씨 등을 들 수 있지만 결국에는 부모님에 의해 어릴때의 식습관이 대부분 자리잡게 된다.

어릴 때부터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식습관이 이렇게 몸과 마음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지금이라도 그러한 식습관을 바꾸면 남은 세월에 대한 맛의 풍요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는 음식에 대한 감사와 식습관의 중요성을 거의 모르고 자라는데 밥 먹을 때의 투정이 식습관을 어지러지게 하는 정점이 될 수 있다.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먹는 것에 대해 부모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식탁은 언어적으로 부족한 자기 표현을 무기삼아 자신의 조건을 제시하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거래장소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연유로 어릴 때의 식습관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은 성인들을 교육시키는 것보다 쉽지 않다.

그 옛날에 어른과 함께 밥을 먹었던 배고픈 시절에는 어떠한 조건도 약속도 걸지 않았었다. 투정 역시 부릴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기본적인 예는 지키면서 생활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어린이들은 먹을거리에 대한 감사와 건강의 정보를 거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시각적인 만족과 순간적인 만족을 주는 달콤한 맛만을 찾는 아이들이 대다수이다.

이렇게 지내는 어린 시절에는 자기 성격의 표현을 자유롭게 나타내며 음식에 대하여도 자유분방한 습관을 만들어 가고 있다. 부모님이 식사하면서 얼마나 예의 있고, 맛있게 감사하면서 먹느냐를 그대로 보고 배우는 과정이 없는 것이다.

음식은 습관화된 중독성을 만들어 내는데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음식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그러면 혀의 감각은 각각의 맛에 따른 장기와 연결고리 반응을 하게 된다. 어려서 다양한 맛을 경험하게 되면 풍부한 감성을 갖게 되고 오장육부의 기능이 활발하여 건강하게 된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이 학습 능력이 훨씬 능률적이라고 학자들이 대변하듯이, 맛이 주는 다양함을 통하여 어릴 때부터 맛있게 먹는 습관을 교육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어릴 때 다양한 맛을 경험하는 것은 맛을 감지하는 각각의 기능을 최고의 상태로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어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맛에 있어서는 차별하지 않고 다양한 접근으로 섭취할 수 있게 된다.

나라마다 먹는 게 다르고, 소화기능의 과정도 다르고, 몸의 신체적 구조와 얼굴의 형상까지도 먹을거리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는 것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더운 나라의 사람들과 추운 나라 사람들, 그리고 온대지방의 사람들과 성격과 골격이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어린 쌍둥이가 서로 다른 나라에 가서 생활하게 되면 10년 후에는 전혀 다른 신체적 구조를 갖게 된다. 이것은 먹을거리에서 오는 현상이 제일 큰 이유이다.

영양의 종류에 따라 소화기능도 달리 발달한다. 소화기는 오장육부의 건강과 연결되어 있고, 오장육부는 뼈와 관련이 있고, 뼈는 근육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서로 연결된 기능들의 시작은 무엇을 먹느냐이다.

음식의 종류는 영양학적으로의 접근이 있고 맛으로의 접근이 있다. 근대에 들어와서부터는 영양이라는 영역이 우선적으로 발달되고 있지만 수천 년 동안 음식은 맛으로 건강을 지켜왔다. 몸에서 필요한 영양분이 있으면 영양학적이 아니더라도 꼭 그것을 먹고 싶게 자꾸만 생각이 난다.

[조기형 대표 / 지오맛아카데미, 맛 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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