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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신비] 식사 전에 준비시간이 필요하다

조기형 맛평가사 승인 2018.02.13 09:05 의견 0

몸은 주기적으로 세 끼를 습관화하고 있는데 위가 쉬고 있는때에 음식이 갑자기 들어오면 과민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관련 장기들이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몸은 음식물이 들어오는 것을 사전에 알기 때문에 입 안에서 침이 돌면서 음식물을 분해할 효소들이 사전에 방출된다.

식사를 할 때는 느긋이 하라.”는 옛말은 몸이 먹는 것을 충분히 알고 느끼면서 천천히 먹으라는 것으로, 오래 전부터 이러한 지혜가 밥상 문화를 주도해왔다.

식사 전에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먹기 전에 대화라던가 음악으로 기다림을 준비하거나, 요리 냄새를 맡으면서 몸에게 식사를 예고하는 등 식사 전의 기다림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좋다.

식사 전의 기다림은 은근한 긴장의 순간이다. 뜀박질을 할 때 출발선에서 기다리는 마음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음식이 식탁에 놓여서 긴장이 풀어지기 시작하는데 그 때까지의 짧은 순간들의 기다림은 맛있게 먹기까지의 전초 작업으로서 필요한 과정이다.

성질이 급한 사람들은 밥상에 음식이 준비되지 않으면 와서 앉기조차 꺼리는데, 이러한 성격들은 맛있게 먹는 습관이 많아지면 조금씩 달라진다.

음식이 들어가면 온몸의 세포가 웅실웅실하면서 반응하는데 단순히 위에서 느끼는 포만감과 혀에서 이루어지는 맛의 자극이 전부가 아니다. 온몸의 세포 전체가 들떠서 잔치준비를 하듯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배가 고파 허기질 때 음식이 위에 도착 하자마자 생기가 돌고 소화가 되기 전에 힘이 솟아나게 된다. 그러다가 각각의 장기들과 세포들은 맛에서 경험한 만족지수에 의해 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식사 전의 준비 시간은 세포들에게 여유를 주어 긴장을 풀게 하고 음식의 맛을 좀 더 깊숙이 전달되도록 유도하게 해주는 과정이다. 식단의 종류에 따라, 환경에 따라, 마음 상태에 따라 그 방법들이 달라진다.

[조기형 대표 / 지오맛아카데미, 맛 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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