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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신비] 맛없는 음식도 경험이 필요

조기형 맛평가사 승인 2018.02.17 09:00 의견 0

음식을 맛없게 먹으면 왠지 허전해서 서운하고 다시 뭔가를 먹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이럴 때는 소화 기능조차도 원활치 않아 더부룩해진다. 맛없는 음식으로 신경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몸의 소화 기능부터 영향을 받는 것이다.

맛이 없는 음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평상시에 느껴보지 않았던 격한 자극을 주는 맛이거나, 마음이 음식에서 멀리 떠난 상태에서 습관적으로 집어넣듯이 먹을 때가 주원인이다.

맛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이 실려 있느냐와, 맛이 주는 느낌에 얼마나 주의를 기울이느냐는 온몸의 세포들에게 그 느낌들을 전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맛이 없는 음식으로 인한 마음의 스트레스는 다음의 식사 시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몸을 위해서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어쩌다 한 번 해보는 이러한 경험은 음식의 맛이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체험하게 해주고, 맛있게 먹는 것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는가를 알게 해준다.

봄에 쓴 나물을 무쳐 먹는 습관은 오래된 전통이었다. 입맛이 없을 때 쓴맛을 먹음으로써 몸을 자극시켜 온몸이 자극으로 진동되면 정상적인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몸은 가끔 자극이 필요하다. 입맛에 안 맞는 음식일지라도 몸에서는 자극을 경험하길 원하는데 저항하면서 몸을 비트는 것과, “그래도 좋아, 어디 견디어 보자.”고 하면서 긍정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맛에 대해 저항하면 또 다른 저항을 만들어 내면서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싫어하게 되는데, 저항하지 않으면 맛의 느낌들은 다양한 감각기관들을 통해 자연적으로 흡수하게 되고 맛의 영역이 그만큼 확대된다.

[조기형 대표 / 지오맛아카데미, 맛 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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