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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신비] 습관화된 행복감

조기형 맛평가사 승인 2018.02.24 09:00 의견 0

한 끼 먹고 나면 밀려오는 작은 감복은 10~30분 정도 지속되는데 먹기 전에 느꼈던 긴장과 예민함을 상당히 가라앉게 해준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경험한 먹고 나서의 작은 감복은 습관성에 묻혀 그 감사의 깊이를 가볍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먹을거리로 만드는 만족만큼 행복의 순도가 좋고 몸에 직접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드물다.

먹을 때 오는 행복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 것은 자꾸 계산을 해서이다. 생각으로 먹을 때 행복은 빨리 사라진다.

혀에서 배어 나오는 맛을 그대로 감지하며 그 맛 만을 느끼며 먹는 방법을 많이들 무시하곤 한다. 맛을 감지하는 혀의 역할도 있지만 입 안 전체에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맛있게 먹고 나면 별 생각이 없어지는데 맛있었던 음식의 여운이 남아 그 느낌을 계속적으로 감지하면서 다른 생각이 안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때는 심적인 스트레스가 풀리고, 감복의 잔향이 여운으로 남아 있다. 이렇게 몸은 미미한 느낌의 영역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다시금 그러한 체험을 원하게 만든다.

[조기형 대표 / 지오맛아카데미, 맛 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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