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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신비] 새로운 음식들에 대한 도전

조기형 맛평가사 승인 2018.03.01 09:00 의견 0

처음으로 먹어 보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주로 젊은층이거나 음식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네팔, 아프리카의 콩고, 인도, 유럽 음식 등 전혀 생소한 음식으로 식사하게 될 경우에는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음식에 대한 새로운 맛을 경험하고자 하는 용기는 맛에 대한 소중함과 자기 몸을 사랑하고자 하는 수준에 맞게 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경험을 요구하는 젊음의 시기에는 누구나 도전 정신을 갖고 있지만 몸은 스스로 음식을 가려먹고 싶어하고, 즐겁고 행복함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몸 자체는 아무 음식에나 맛에 대한 도전을 원치 않는다. 독특한 음식을 반복적으로 습관이 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일단의 습관이 몸에 배어들면 자꾸만 맛에 대한 도전을 원치 않는다. 독특한 음식을 반복적으로 습관이 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일단의 습관이 몸에 배어들면 자꾸만 맛의 기억을 저장하게 되고, ‘다시는 먹지 않을 거야.’ 하던 음식조차도 어쩔 수 없이 습관화되어 다시 찾고 싶어진다.

몸은 맛을 느끼면서 그 순간의 상황들을 기억하는데 맛의 상태에 따라서 기억의 정도가 달라진다. 긍정적인 맛이 오래도록 기억되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음식점 주인들이다. 한 번의 추억으로 맛이 오랫동안 기억되기는 쉽지 않지만 그들은 주변의 실내장식으로 맛을 추억화하는 다양한 연출을 좋아한다.

그런데 맛은 부정적일 때 더 오래 기억하게 된다. 처음 가는 길은 어려움이 있듯이, 음식의 새로운 맛을 처음으로 경험하면 예민하게 감지된다.

몸은 새로운 자극을 접하는 느낌에 대하여 온몸의 구석구석에 전달하고자 강제적으로 노력한다. 그리하여 자기 방어 시스템의 작동으로 긍정과 부정을 확인토록 한다. 이 때 긍정적인 새로운 맛은 몸을 흥겹게 하지만 부정적인 새로운 맛은 몸이 매우 싫어하게 된다.

부정적인 느낌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여 몸이 싫어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미리부터 내세우게 된다. 몸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맛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항상 경계하고 있다.

희한한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음식을 경험하는 식도락가들은 몸에 숨어 있는 자극들을 느낌으로 경험시켜 감지영역을 더 넓게 확장하는 역할을 유도해 내기도 한다.

평소에 먹어보지 않던 새로운 맛에 대한 도전은 몸이 경험치 못한 느낌들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체험하고 싶어하고 자기만의 맛의 지도를 크게 확장하고 싶어한다. 맛의 느낌은 매우 작을지라도 몸 전체를 반응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식의 맛은 몸을 조금씩 더 알아가게 하는 지혜의 현장이다.

[조기형 대표 / 지오맛아카데미, 맛 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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