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폭발 사고, 그 후 1년.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왜 민간전문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는가?”(1)

윤준식 기자 | 기사입력 2018/08/31 [23:30]

"K-9 자주포 폭발 사고, 그 후 1년.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왜 민간전문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는가?”(1)

윤준식 기자 | 입력 : 2018/08/31 [23:30]

 

30만 국민청원을 이끌어냈던 K-9 자주포 사고 생존자 이찬호 씨를 기억하십니까?

사고가 발생한 2017818일로부터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난 5월 이찬호 씨의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오자 사실을 알게 된 국민들의 공분이 일기도 했습니다. 국민청원에 청와대는 긍정적인 답을 주었지만 3개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이찬호 씨 개인의 문제는 물론, 이찬호 씨와 비슷한 사고를 당한 장병들의 공통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병역의 의무.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어놓는 일이기에 신성한 의무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국방에 임하고 있는 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이찬호 씨의 악몽은 다양한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얼마 전 저명한 주간지인 시사저널 88일자에서는 사고 1주년을 맞아 <국가가 나를 버렸다>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로 군 사고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보훈행정을 다루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기사는 824일자 국민일보 기사입니다. <K-9 자주포 부상 장병 청원 30만명 돼도 달라진 것 없었다”>는 제목의 기사로 정부 당국의 책임회피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시사N라이프 취재팀은 다른 매체들이 다루고 있는 문제보다 더욱 근원적인 문제를 놓고 시민 여러분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저희가 가장 문제제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사고 직후 전문의료진이 있는 민간전문병원으로 후송했더라면?”

 

현재 군 의료시스템은 부상자 발생 시 군병원 후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군 병원에 전문 의료인력이 상주하고 있고 첨단의료시설이 갖춰져 있다면 이것은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나 2017년 북한병사의 JSA 귀순 사건에서 알 수 있듯, 복합적인 총상 환자의 치료조차 할 수 없어 DMZ에서 경기도 수원 아주대학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옮겨야 했던 현실 속에 긴급 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비합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따져본다면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사망했다고 국방부가 발표된 병사들 중 일부는 살려낼 수 있었었을지 모르며, 부상으로 인한 후유증과 장애를 최소화하거나 빠른 완쾌를 통해 사회로 돌려보낼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실제로 자주포 사고의 피해자인 이찬호 씨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사고 직후 사고가 일어난 훈련장-게다가 땡볕이 내려쬐는-에 일정 시간 눕혀진 채 방치되었다는 증언을 들을 수 있었고, 뒤늦게 군병원 후송되었지만 여러 명의 중상자를 동시에 돌볼 수 없었던 점, 제대로 된 치료를 위해 민간의 화상전문병원에 이송되기까지 하루 이상의 의료공백이 있었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주국방을 위한 국방개혁이 거듭되며 대한민국 국군은 소총으로만 무장한 옛날 군대의 모습을 버린지 오래입니다. 각종 화력장비와 병기들이 고도화되어 가벼운 사고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정병과 강군은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각종 훈련과 실전 상황에 노출될 장병들에게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들을 누가 지켜줄 수 있단 말입니까? 최악의 상황 속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생명을 살기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사상자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예우를 다할 뿐 아니라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못한 상황 속에서 누가 나라의 부름에 응답할 수 있을까요?

 

이는 현역병들에게만 적용되는 문제가 아닙니다17사단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던 나병훈 씨도 비슷한 일을 당했습니다. 폭우가 내린 후 훈련장을 이동하던 중 미끄러운 가설계단에서 발목을 부상당한 것입니다.

 

발목이 심하게 꺾여 긴급한 치료를 요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훈령장에 배치된 의무병을 통해 받을 수 있었던 의료조치는 스프레이 파스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스프레이 파스는 보급 부족으로 빈 통인 상태였고, 의무대로 후송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의무대에서 진행된 진단과 검사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마음이 다급해진 나병훈씨가 MRI 검사를 요청하자 “군 병원에 가서야 가능하며, 일반으로 접수하면 1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게다가 담당 군의관은 인대가 끊어져도 멀쩡히 잘 사는 사람도 많다”는 말까지 전해왔습니다.

 

마침 예비군 훈련 퇴소까지 2시간 남은 터라 반깁스만 한 채 퇴소를 서둘렀고, 고통을 참을 수 없었던 나병훈씨는 그날 밤 정형외과 전문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다음 날 MRI 검사결과 의료진은 인대 파열로 긴급수술이 필요하다”며 그 다음 날로 수술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민간 병원에서는 검사에서 수술까지 2일 만에 가능한 일이었는데, 만일 군 병원에 몸을 맡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렇지만 군에서는 군병원에서 치료받지 않으면 보상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사N라이프는 이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전하는 동영상 인터뷰를 연속해 보도합니다. 

이찬호 씨와 나병훈 씨의 솔직한 목소리를 통해 병역의무 이행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이들의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전하고자 합니다. 언론의 입장과 구미에 맞춰 편집하는 일 없이 최대한 이 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려 합니다. 이 기사들에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시고 SNS로 공유해 더 많은 분들의 토론을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영상취재: 김기한 기자 / 인터뷰: 강동희 기자 / 자료정리: 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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