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신의 아들 #1. 사모 <하>

칼럼니스트 이민우 | 기사입력 2018/08/05 [09:00]

[창작소설] 신의 아들 #1. 사모 <하>

칼럼니스트 이민우 | 입력 : 2018/08/05 [09:00]

 

 

정한은 보란 듯이 디저트로 고급 케이크를 시켰다.

 

“너무 많이 시키는 거 아니예요? 난 이미 배부르단 말이예요. 지금 우리의 형편을 생각하면...”

 

은혜는 사실 배가 부르지는 않았다. 특히 은혜는 케이크를 어릴 적부터 너무 좋아했다. 그걸 알고 있던 정한이는 은혜를 위해 3개의 케이크를 시켰다. 그러나 그 3개의 케이크 모두다 은혜 것이 아니었다. 하나는 자녀들에게 줄 케이크였고, 나머지 하나는 정한의 교회를 무상으로 임대해주는 집주인의 몫이었다. 그들은 항상 그 집주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집주인은 정한의 교회의 장로였다.

 

“왜, 카드가 안 된다는 거요?”

 

정한은 계산대에서 자신의 개인 체크카드를 내밀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매달 24일에 들어오는 교회의 사례비는 크리스마스 연휴라는 이유로 집행이 늦어지는 것을 정한은 잊고 있었다.

 

“그냥 내가 낼게요.” 은혜가 말했다.

 

“아니야. 교회 카드를 사용하면 돼. 어짜피 영수증을 첨부하려고 했었다고.” 정한은 아무생각 없이 교회 카드로 식비를 계산했다, 마치 자신이 당연히 누릴 수 있는 혜택인 것처럼.

 

그러나 정한은 알지 못하는 게 있었다. 그건 은혜의 마음이었다. 은혜는 자신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나는 엄마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를 다짐하며 살았던 은혜는 어느 새 자신이 엄마처럼 살고 있다는 서운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은혜는 정한이 좋아서 결혼을 하고 지금껏 산 것이지, 정한의 꿈을 위해 결혼하지 않았다. 은혜의 행복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가난... 목사들은 반드시 그 길로 걸어야 하는가? 그럼, 내 인생은? 나는 여자인가, 목사의 아내인가?”

 

은혜는 속으로 물었다. 그러나 정한의 얼굴은 아주 좋은 크리스마스를 보낸 자부심에 가득차 있었다.

 

[칼럼니스트 이민우 / 마곡 生글독서논술학원장 , 세상의벗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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