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신의 아들 #2. 목사의 아들<하>

칼럼니스트 이민우 | 기사입력 2018/08/12 [09:00]

[창작소설] 신의 아들 #2. 목사의 아들<하>

칼럼니스트 이민우 | 입력 : 2018/08/12 [09:00]

 

“앞으로 잘 부탁해. 나는 너가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나무라지 않을거야. 누구나 각자의 종교를 가지는 것은 자유이거든.”

 

새학년 담임인 현자 선생님은 인상이 참 좋아 보였다. 그녀는 3살 된 아들을 가지고 있었고 수국사의 주지 스님의 손녀였다. 현자 선생님은 첫 수업 내내 종교의 자유에 대해 강조했고 자신은 꽉 막힌 사람이 아니며 세상에서 사람이라는 가치가 가장 중요한 것임을 우리들에게 가르쳤다.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울리고 재빨리 집으로 돌아가려는 아이들의 움직임을 정조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정조는 늘 가장 나중에 집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교문 밖에 바로 자신의 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조는 교문에서 나오면 누구나 볼 수 있게 크게 걸린 교회 간판 아래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부끄러웠다.

 

하교 길 정문 앞에서는 여전히 전도는 계속되고 있었다.

 

“아빠, 나 배고파요.”

 

정한이는 힘이 없는 아들 정조의 목소리를 듣고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새 학기 첫 시간 어땠니? 하나님이 너를 통해 반 아이들 모두 예수를 믿게 하실거야. 너는 우리 교회의 희망이야.”

 

“휴... 저 배고프다구요.”

 

“아빠는 지금 저녁 예배 성경공부 설교를 준비하고 있단다. 엄마가 아르바이트 일 끝나고 오셔서 맛있는 두부 반찬 해 주실거야.”

 

“두부? 저 두부 싫어요.”

 

“왜? 두부가 싫어? 두부가 얼마나 몸에 좋은 음식인데. 아무튼 아빠도 배가 고프니까 엄마를 조금만 기다려보자. 너도 이제 씻고 오늘 읽어야 할 분량의 성경을 읽으렴. 아빠는 정말 오늘 중요한 성경공부가 있어서...”

 

“정조 벌써 왔니?

 

엄마 은혜가 곧 들어왔다. 그녀는 매우 지친 모습이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4시까지 쇼핑몰의 주차장 알바를 해야 했다. 그리고 그녀는 집에 오자마자 자녀들의 밥을 해야 했고 저녁에는 사모로서 예배에 참석하여 누구보다 큰 소리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정한의 교회는 매일 저녁마다 예배가 있었고 성경공부 시간이 있었다. 성경공부 때 정한은 준비된 설교를 했다. 정한의 하루 대부분은 저녁에 할 설교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설교가 교회에서 가장 중요하며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달란트라고 생각했다.

 

“성부, 성자, 성령이 여기에 모인 우리 모든 성도들과 가정 위에 함께 있을지어다.”

 

오늘도 어김없이 저녁 10시에 예배는 끝이 났다. 참석 인원은 사모 은혜, 아들 정조, 딸 정혜, 전도팀 5명 중 3, 집주인 장로님 이렇게 총 7명이었다. 늘 이 인원이 모였다.

 

“아빠, 엄마 나 짜장면 먹고 싶어요.” 정조가 말했다.

 

“아까 맛있는 두부에 저녁 밥 먹었잖니? 왜 이렇게 말썽을 피우는 거야. 방금 예배를 통해 영의 양식을 먹었잖니.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동물이 아니란다.”

 

“좋은 밤 되렴.” 내일 새벽예배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 정한과 내일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은혜는 아들 정조와 딸 정혜가 빨리 잠을 잤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11시가 되자. 정조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었다. 그리고 부모님이 듣지 못하게 혼잣말로 자기 자신에게 속삭였다.

 

“해피 벌스데이 투유. 정조! 꿈에서나 짜장면을 신나게 먹어보자. 아빠 엄마가 사랑해줘야 할 사람은 나 말고도 아주 많거든.”

 

아빠 엄마의 방에도 불이 꺼졌다.

 

[칼럼니스트 이민우 / 마곡 生글독서논술학원장 , 세상의벗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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