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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 신의 아들 #3. 목사의 딸<하>

누가 계명을 지킨 자인가?

칼럼니스트 이민우 승인 2018.08.19 09:00 의견 0

정혜와 정조는 이제 학교로 가야했다. 그 둘은 어릴 적부터 늘 손을 꼭 잡고 걸었다. 동네 사람들은 두 남매의 사이가 너무 보기 좋았다. 정혜는 동생 정조를 매우 아꼈고, 정조는 누나를 매우 잘 따랐다.

“지금은 누나가 나랑 같은 초등학교이지만 곧 졸업을 하고 중학생이 되면 우린 같이 학교에 다닐 수 없겠지정조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너가 금방 중학교에 올라오면 또 1년은 같이 다닐 텐데. .”

“암튼! 해피 벌스데이 투유. 내 동생 정조!”

누나 정혜는 준비한 선물을 동생에게 내밀었다. 연신내 짜장면 집 2만원 A세트(짜장면1그릇+탕수육1접시) 상품권 이었다. 이 중국집은 누구나 다 아는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었다.

“역시 알고 있었구나. 누나! 근데 내가 짜장면을 먹고 싶어 하는지는 어떻게 알았어

“어제 아침에 등교 준비하면서 네가 아빠한테 한 말을 들었지! 자 오늘 등교 후에 같이 먹으러 갈까

정혜의 그 말을 듣자마자 정조는 아팠던 몸이 깨끗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 주사의 효과였는지는 몰라도 열도 내렸다. 정조가 아픈 건 마음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정조는 잠들었니

“네. 지금 막 잠들었나 봐요.”

“그런데 오늘 왜 저녁에 이렇게 늦은 거니 이번 학기 때 부터 저녁 6시에 와서 기도로 예배 반주 준비를 해야 하는 거 알고 있잖니! 특히 오늘은 기도원에 간 아빠를 대신해서 만수 장로님께서 성경공부를 인도하셨고... 너희는 4시면 학교에서 끝나지 않니

은혜는 정혜를 다그치듯 물었다.

“정조한테 짜장면 사주느라... 정조가 어제 생.. 아니다.. 배가 고프다고 해서...”

“생... 혹시 생일 ... 맞구나... 어제가 정조 생일이었네... 바쁘게 사느라 아들 생일 인 것도 몰랐네.. 어쩜 좋아...”

은혜는 자기 자신을 질책했다. 그리고선 바로 정조의 방으로 향했다. 정조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머금고 있었다.

“생일이어서 짜장면 먹고 싶다고 했었구나.. 짜장면을 먹고 싶어서 그렇게 아팠구나..” 작은 소리로 은혜는 정조의 얼굴에 속삭였다.

정조의 방에 불이 꺼지고 문이 닫히자 정조는 눈을 떴다.

[칼럼니스트 이민우 / 마곡 生글독서논술학원장 , 세상의벗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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