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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유나의거리] 길 위의 사람들(5) "엄마"

성유나 작가 승인 2018.09.12 15:07 의견 0

계획에도 없던 경동시장에 출사를 갔다. 닮고 싶을 정도로 존경하는 고광석 선생님과 남기은 선생님이 경동시장에 들르신다는 소식을 듣곤 얼굴도 뵙고 경동시장에서 마주칠 장면들이 기대되어 나섰다.

가을 햇살과 추석대목을 앞둔 경동시장은 발갛게 익어 살이 올라 터질 것 같은 홍옥의 빛깔처럼 빈틈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사람들의 모습과 심정을 담는데 정신이 팔렸다. 오가는 행인들을 피하며 셔터를 사정없이 눌렀다. 약속시간이 다가오는 것도 잊은 채 나는 시장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 거리의사람들 #엄마 ⓒ 성유나 작가

그런데 큰 배낭을 짊어지고 구부정하게 걸어가시는 할머니의 뒷모습에서 그만 발길이 멈춰졌다. 순간 눈물이 가슴에 울컥 고였다. 셔터를 누른 후, 할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아~~ 엄마!”

너나 할 것 없이 엄마는 마음 속 고향이다. 성장과정에 어떤 우여곡절이 있든 간에 사랑의 결정체. 엄마라는 그 이름!!

자식들, 손주들 먹이려고 추석 장을 보러 나오신 엄마가 그곳에 계셨다. 일찍 하늘나라로 떠나셨지만 엄마는 나를 만나러 여기에 와 계셨다.

▲ 거리의사람들 #엄마 ⓒ 성유나 작가

▲ 거리의사람들 #엄마 ⓒ 성유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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