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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파크] 틴에이저-돌연변이-닌자-거북이들, <닌자 터틀>

강동희 기자 승인 2018.07.05 08:53 의견 0

우리에게 '닌자 거북이'란 이름으로 좀 더 친숙한 만화 '닌자 터틀'은, 실험을 통해 얻은 인간 이상의 지능과 신체적 능력으로 악당 '슈레더'에 맞서 뉴욕을 지키는 거북이 4인방의 이야기입니다. 미모의 여기자 에이프릴이 이들과 함께하지요.

닌자 거북이 캐릭터가 만화책으로 대중들에게 첫 선을 보인 것이 1983년의 일이니, 이들의 역사도 어느덧 30년을 넘어섰군요. 그간 TV시리즈, 애니메이션 등으로 어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별난 거북이들이 드디어 극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금 소개할 영화 <닌자 터틀>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이 시리즈의 영화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영화화는 이번이 처음이래도 틀린 말은 아니지 싶군요. 이는 먼저 제작된 닌자거북이 영화들이 죄다 졸작이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올해 개봉한 메간 폭스 주연의 <닌자 터틀>이 대단히 훌륭하단 의미이기도 합니다. 네, 영화 <닌자 터틀>은 아주 잘 만든 '닌자 거북이'영화입니다. 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이 즐길만한 블록버스터에요.

Teenage mutant ninja turtles

장점이 많습니다만, 가장 큰 장점은 '닌자 거북이'캐릭터의 매력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각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닌자 터틀>의 원제는 <teenage mutant ninja turtles>. 이들은 제목대로 십대이자, 돌연변이이고, 닌자이면서, 거북이예요. 그리고 영화는 이들이 가진 이 네 가지 특성 중 어느것도 허비하지 않아요.

이들이 10대teenage인 덕분에, 영화는 아무리 심각한 상황에서도 필요이상으로 진지해지지 않아요. 쉴새없이 재잘대고 피자 한 조각에 영혼을 파는 이들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마냥 유쾌합니다. 닌자 거북이들의 '닌자 ninja 액션'도 대단히 훌륭합니다. 지형이나 기물을 이용한 액션도 물론 등장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액션의 기본 바탕은 동양 무술이에요. 총, 칼에 쌍절곤이나 목검으로 대항하는 거북이들의 액션은 아주 신선합니다. 이들의 등껍질을 방탄으로 설정한 것 역시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돌연변이mutant 거북이'를 그려낸 방식도 훌륭합니다. 사람만한 크기의 거북이는 만화로야 귀엽지만 실사로는 아무래도 좀 징그럽죠. <닌자 터틀>은 그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잘 대처했습니다. 이들의 외모가 보기에 부담스럽다는 사실을 아예 전면에 내세워 웃음의 요소로 활용한 겁니다. 탁월하다 하겠습니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원작에서 네 거북이, 미켈란젤로, 라파엘, 도나텔로, 레오나르도는 사용하는 무기, 성격, 특기 따위를 각각 다르게 설정하고 거기에 따라 개별 캐릭터에 분명한 개성을 부여했지만, <닌자 터틀>의 거북이들은 그냥 '거북이 네 마리'로 보여요. 거북이 하나 하나의 개성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닌자 거북이들이 영웅적인 행동을 하면서 기필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이유를 명백히 묘사하지 않은 점도 실수였다고 봅니다. 에이프릴이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크게 와닿지 않는 이유죠.

그러나 영화는 닌자 거북이 캐릭터에 추억을 가진 성인부터 거북이들을 처음 만나는 어린이들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다양한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작품입니다. 어린 시절 TV시리즈로 닌자 거북이를 보았던 저는 라파엘, 미켈란젤로 같은 이름을 스크린을 통해 듣는 것, 그리고 메간 폭스의 에이프릴을 보는 것 만으로도 감개무량하더군요.

영화는 2016년 시리즈의 2편을 개봉합니다. 에이프릴과 거북이들이 통성명을 했으니, 기자 에이프릴이 악당을 찾아내 취재하고 거북이들이 그에 맞서는 전형적인 '닌자 거북이 이야기'는 2편부터랄수도 있겠군요. 에이프릴에게 피자를 사 달라고 애타게 조르는 거북이들의 모습이 벌써 눈에 선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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