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의 인(人)시네마(4)] 고행을 통해 만나는 신, 그리고 자신 - 영화 "나의 산티아고"

칼럼니스트 박지영 | 기사입력 2018/09/30 [21:15]

[박지영의 인(人)시네마(4)] 고행을 통해 만나는 신, 그리고 자신 - 영화 "나의 산티아고"

칼럼니스트 박지영 | 입력 : 2018/09/30 [21:15]

모두가 여행을 좋아한다. 바쁘고 복잡한 일상을 떠나 휴식을 가지고 이국문화에 흠뻑 취하고 돌아오면  언제나 즐겁다. 여행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촉진제처럼 현대인의 필수 생활양식이 되었다. 때때로 누구나 잊지 못할 값진 여행이 있다. 특별히 인상적이거나  개인적 성숙을 가져다준 여행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한 여행의 저변에는 단순한 관광을 떠나 생각을 변화시켜주는 강렬한 체험이 존재한다. 얼마전 가슴뛰는 한편의 영화를 접했다. 영화 <나의 산티아고>이다 . 

 

▲ <나의 산티아고>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주인공 하페의 여행길처럼 자신을 찾고자 또는 신을 만나고자 하는 특별한 영적여행이 800킬로를 걷는 고행과 함께 펼쳐졌다. 자의식과 영성을 찾아 떠나는 의식의 여정이 성인 야곱이 걸어갔고 그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산티아고의 장관과 함께 세상의 숲속으로 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준 감동적인 영화였다.

 

까메오 데 산티아고는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연결된 성지이다 .이 시대 최고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다녀와 책으로 펴내어 더욱 유명해진 성지 순례길이다. 부와 명성을 거머쥔 독일의 코메디언 하페가 건강을 잃은 후 선택한 여행!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와서 어디로가는가?? 신은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 라는 초근원적인 주인공의 질문과 독백이 이어진다.

 

▲ 부와 명성을 거머쥐고도 건강을 잃은 코메디언 '하페'는 산티아고 순례를 떠난다     © 네이버 영화

 

그 길은 철저히 혼자이며 침묵해야 한다. 육체적으로 고되고 외롭고 험난한 여행이지만 

주인공은 진정한 자신과 만나고 신의 존재를 느끼는데 성공한다. 800킬로 길을 홀로 걸으며 자신을 만나고 신을 느끼게 된 즉 생각이 확장되어지고 영혼을 체험하는 의식의 여행이 길을 떠난 목적을 이루게 한  것이다.  

 

가만히 한평생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길을 떠올려 본다. 산티아고를 걷는 여정과 오버랩 되어온다 . 희노애락을 느끼는  인류로 와서 때론  행복하고 때론 고통스럽다. 때론 선택과 결정이란 길앞에 놓이며 때론 돌이킬 수 없는 실패와 맞딱드리며 울고 웃으며 살아간다. 인생이란 여행의 순례자가 아닌 이가 있을까?? 

 

▲ 산티아고 순례길     © 스페인 관광청

 

치열한 경쟁과 물질만능, 급변하는 문명과 문화충격을 매일매일 겪을 정도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

 

자신을 자각하고 내면을 성찰하는 행위자체가 무의미하고 불필요하게 치부되는 현대사회에서  한편의 영화가 주는 깊은 의미라면  겸손과 겸허이다. 폭풍우치는 대자연앞에서 누구나 미비하고 약자다. 그가 백만장자이든 석학이든 홈리스이든 상관없다. 그러한 작은마음은 자신을 되돌아 보게 만들어주고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더듬고 더듬게 해준다.

 

가장 낮아진 곳에서 신을 만나게 된다는 진리를 체험하며  경외심과 함께 영성을 만나는 일련의 과정은  사실 어떠한 종교철학에서도일맥상통한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매일매일 여행은 시작된다. 어제 헐벗은 나무가 오늘은 새싹을 피우고 꽃이 피었다. 봄길이 열렸다. 

 

비록 인류에게 핵무기가  존재하고 인공지능과 로봇이 기다리고 있는 미래라 할 지라도 언제나 어디서나  신이 가르쳐 준 사랑과 인간성을 잃지 않고 그 회복에 힘쓰는 인생여행을 가는데  부단히 노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라는 프루스트의 말처럼 말이다.

 

▲ 아침에 눈을 뜨는 그 순간부터 매일매일 여행은 시작된다.     © 네이버 영화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