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의 떡집일기(5)] 호박아빠

칼럼니스트 박지영 | 기사입력 2018/10/12 [17:21]

[박지영의 떡집일기(5)] 호박아빠

칼럼니스트 박지영 | 입력 : 2018/10/12 [17:21]

바쁜 추석명절이 지나고 조금은 한가로와진 떡집이다.


젊은 남자 한명이 슬리퍼만 신은 채 윗몸부터 떡집으로 들어온다.

“호박! 호박! 호박에 관련된 건 다주세요!!”


다급한 말투에 나도 다급히 움직였다. 호박설기, 호박인절미, 호박찰떡, 호박고지시루떡, 호박식혜까지... 줄줄이 호박으로 만든 것을 내어 놓았다.

 

▲ 호박설기떡     © 박지영 작가

 

“모두 주세요!”
젊은이는 망설임이 없었다. 그리곤 묻지도 않은 답을 한다.


“집사람이 무조건 사오래요!”

그 모습이 재미나서 내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 입덧하시는구나!”
내 말에 젊은 아빠 대답이 걸작이었다.


“아뇨, 애는 낳았는데요.

애가 못생길까봐 10개월 동안 호박을 안 먹어서요. 호박으로 만든 음식이 땡긴대요.”


젊은 아빠가 달라보였다.

자세히 보니 훤칠하다. 아가는 엄마 뱃속에서 자연성형을 하고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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