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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4차 산업혁명? 4차산업 혁명? (下)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7)

조연호 작가 승인 2018.10.15 12:11 의견 0

(상편에 이어서 에피소드가 이어집니다.)

에피소드5. 믿었던 언론조차 ‘4차산업’이라 설명

필자는 언론을 크게 신뢰하지 않지만, 가장 최신 정보를 전달해줘서 어떤 현상을 해석할 때 도움을 주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는 그렇지 못한 듯하다. 연일 쏟아져 나오는 기사를 살펴보면, 다른 기관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아래 기사를 보자.

4차산업 혁명하려면 기본 탄탄해야…기초연구·인재 육성 핵심(밑줄 필자 강조)

정우성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 새 정부 4차산업 정책 조언 역“인공지능·빅데이터 육성에 치중하는 것은 잘못된 대응”(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려면 '기본역량'이 탄탄해야 합니다.”

새 정부 4차산업 정책 논의의 조언자로 참여하고 있는 정우성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는 14일 "기본역량은 기초연구, 인재 육성, 혁신 생태계 구축 등을 포함한다"며 "지금처럼 인공지능·빅데이터 육성 등을 4차 산업혁명 대응으로 치부한다면, 이는 잘못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9일 연 4차 산업혁명 세미나에서 대표 발제를 맡은데 이어 13일 추진전략 전문가 간담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시대적 흐름이나 기조이지 특정 기술이나 제품군, 시장 등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4차 산업혁명을 좁게 해석해 단편적인 기술과 산업 분야에 치중한다면, 국가의 지속성장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보다 큰 관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혁명이 담고 있는 현상인 '혁신의 가속화'와 '예측 불가능한 미래'다.

조업혁신'·'기술창업' 등이 전방에서 싸우는 부대라면, 역량 강화는 후방을 맡는 부대라며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정 교수는 "현재 과학기술의 역할은 연구개발(R&D)과 지식의 진보, 인력양성 등을 모두 포함한다"라며 "이런 과학기술을 '과학기술답게' 하기 위한 혁신 체계와 연구현장의 역할 등을 앞으로 하나씩 정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지원에 대해서도 "몇 개의 기술·제품군을 지정하고 이에 대한 R&D 지원·규제 완화를 하는데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기사를 그대로 인용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6/13/0200000000AKR20170613125600017.HTML

위의 기사는 연합뉴스에서 2017년 6월 14일에 보도된 것이다. 한 창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슈가 부상되고 있었던 시점이고, 관련 책들도 계속 나오고 있는 시점이었는데, 기사는 ‘4차 산업혁명’과 ‘4차산업’을 같은 의미로 쓰고 있다. 제목 자체도 ‘4차산업 혁명’으로 표시하고 있다.

독자에 따라서는 2017년 이야기 아닌가 하면서, 필자가 흠집 내기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 아래 보도내용을 보자.

탄탄한 ‘산학 협력’…美 4차산업 발전의 동력

입력 2018.01.08 (09:42) | 수정 2018.01.08.

<앵커 멘트>기업 투자와 정부 지원을 받은 대학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면 곧바로 산업으로 연결됩니다.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탄탄한 산학 협력 현장을 김철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3년 전, 미시건 대학 안에 세워진 M시티입니다.가로, 세로 360m 축구장 10개 넓이 땅에 모형 건물과 원형 교차로, 건널목, 고속도로까지 만들어놨습니다.무인자동차 운행을 실험하는 가상 도시인데 눈길이나 빗길의 안전 운행까지 점검할 수 있습니다.대학 연구소가 자동차 제조업체들로부터 백억 원 넘게 투자받아 무인차와 관련된 방대한 데이타를 모으고 있습니다.

<녹취> 그랙 맥과이어(M-시티 자동차 기술연구소장) : "미시건 대 연구 공동체는 연결되고 자동화 된 차량 기술 결과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시장에 출시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한 때 꺾였던 자동차 본고장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무인차 개발의 성지를 꿈꾸며 전력을 쏟고 있습니다. MIT 공대를 수석 졸업하고 프린스턴 대학 교수였던 징샹 샤오씨는 실리콘밸리에 무인차 인공지능 컴퓨터 칩 개발 회사를 차렸습니다. 아이디어를 재빨리 산업화할 수 있는 분위기, 근처 유수 대학 출신의 우수 인력과 쉽게 협업할 수 있는 게 실리콘 밸리를 선택한 이윱니다.

<녹취> 징샹 샤오(오토엑스 대표) : "(실리콘 밸리에는)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젼, 로봇 공학 분야에 우수한 교육을 받은 연구진들이 많이 있습니다." 첨단 신사업을 위한 지속적인 정부 지원도 실리콘밸리가 4차 산업 발전의 허브로 자리잡는데 역할을 했습니다. 세계적인 대학에서 나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정부 지원과 기업의 투자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팔로알토에서 KBS 뉴스 김철우입니다. (밑줄 필자 강조)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591572

2018년 1월 8일 보도내용이다. 제목도, 4차산업이고, 클로징 멘트에서도 4차산업이라고 언급한다. 물론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의미로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과 4차산업은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의미가 다르다.

에피소드6. 4차 산업혁명 관련 서적도 '4차산업' 타령

관련 서적에서도 마찬가지로 어휘적인 실수가 있었다. 아래를 보자.

책표지 : 문재인 후보 중앙선대위 일자리위원회 본부장 겸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 4차 산업분과 공동위원장 유웅환 박사의 ‘사람을 위한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을 생각하다.’(『사람을 위한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을 생각하다』(유웅환. 비즈니스맵, 2017) 표지 참고)(밑줄 필자 강조)

‘4차 산업분과’와 ‘4차 산업혁명’은 다른 의미로 썼을까 아닐 것이다. 이외에도 필자가 읽었던 책 중에는 ‘4차 산업’과 ‘4차 산업혁명’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책들이 더 있었다.

읽는 독자에 따라서는 단어 사용의 실수를 가지고 확대해석하는 것이 아니냐고 필자를 질책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말은 띄어쓰기에 따라 그 단어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리고 담당 공무원의 대화나 현수막 설치 기관의 위상 등을 살펴 볼 때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음을 필자는 확언할 수 있다. 뿐 만 아니라 연합뉴스나 KBS와 같은 공영 언론기관에서의 실수는 실수가 아니라 무지라고 봐야 한다. 아니면, 교육(학습) 부족 혹은 노력의지 부족인가

그런데, 이러한 무지가 4차 산업혁명을 지원해야 할 담당 공무원들과 청년들의 직업교육을 담당해야 할 직업전문학교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야 할 언론 기관에서 실수 한 것이라면,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간주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4차산업 혁명’, ‘4차산업’에 대하여 각각의 의미를 간략하게 설명해 보겠다.(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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