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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향(竹鄕)의 소풍] 아이슬란드 여행 6회차(2) 2015년 9월 4일 사진 일기

눈과 화산, 푸른 바다의 나라 아이슬란드 16박 17일 일주기

장욱 작가 승인 2018.10.16 14:50 의견 0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아쿠에이리(두번째 큰 도시)에서 출발하여

동네 세곳을 왔다리갔다리 한다는데

이틀치 우편물이 겨우 박스 두개가 전부야.

일주일에 세 번 배달을 한다나.

그것도 한번에 240 킬로를 간댄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캬~

좋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마지막 피요르드를 지나니

안개 자욱한 산비탈을 내려온다.

연언가 송언가 낚으려고 강태공들이 한가로이 플라이 피싱을 하고

시간만 많으면 큼직한 연어를 한마리 얻어 회를 치련만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어느새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다.

운전하는 형님이,

- 장서방, 여기 아이슬란드는 양고기가 유명하다면서

우리 바베큐 한번 하고 가자.

형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 그러죠. 가까운데서 간단히 장을 보고

다음 캠핑장에서 점심 해먹고 가죠. 뭐 세월이 좀 먹습니까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그래서 즉석 바베큐를 벌인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진동하는데

망할 놈의 목탄이 한사코 불을 마다하는거야.

못쓰는 종이상자를 뜯어서 불쏘시개로 써도 별무신통

시골에서 자랐다는 형수님이 어디선지 마른 잔가지를 한웅큼 주워왔지.

그렇지 않았다면 삼십분이고 한시간이고 걸렸을 걸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이렇게 졸지에 양고기 바베큐를 했는데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 앗따! 드럽게 짜네 소태야 소태!

형님이 먼저 두어점 먹다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이때가 기회다 서로 눈치볼 것 없이 모두 젓가락을 놨어.

뜯어낸 양고기 포장을 보니

소금에 오래 절인 거니까 물에 하룻밤 담갔다 잡숴~

하는 글씨가 써 있었나 아이슬란드어로 써있으니 알게 뭐야

나중에 알아낸 사실

여기는 양이 많다고 시도 때도 없이 마구 잡는 게 아니라 일년에 한 두번씩 한꺼번에 잡는다.

그때 바로 염장해서 겨울내내 양식으로 먹는다고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그리고 또 밟아라 삼천리 찌가진 찌가진 한참을 가는데

어떤 고갯길을 지나자 비포장 흙바닥에 붉은 페인트를 칠해놨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어느 재수 옴붙은 인사가 여기까지 와서 초상을 치뤘구나

아찔한 계곡 밑으로 데굴데굴 굴렀어

여기가 부자나라구나 실감했지

난한 나라에 가면 새차 대접을 받을텐데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보아하니 프랑스제 르노 같은데 요로코롬 아작이 났더라니깐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사진을 찍다가 이게 아니다 싶어

내가 두 손바닥을 아래로 내리며 맞은편에서 오는 차들에게 속도를 줄이라는 시늉을 했지.

나중에 알고보니 떠난 한 사람이 한국인이더라구

[죽향(竹鄕)의 소풍]

죽향(竹鄕)이라는 아호를 가진 장욱은

1986년 재학 중 먹고살기 위해 도미,

30여년 이민 생활을 지내며 한시를 써온 시인이다.

[죽향의 소풍]은 우주의 수많은 별 중

지구라는 초록별의 방문객이라는

그의 소풍(삶)을 독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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