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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누구나 들어는 봤다. 그렇다고 아는 것은 아니다!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9)

조연호 작가 승인 2018.10.18 12:32 의견 0

필자는 문과(사회과학 계열) 출신이고, 이공계 분야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것 자체가 특이하다고 할 수도 있다.

우연한 기회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이후 매주 1권 이상 관련 서적을 읽었다. 각 분야 전문가 수준의 세밀한 지식을 섭렵하지는 못했지만, 현재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감지할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업무 관계로 만나는 사람들은 물론, 가까운 지인들과 개인적인 모임이 있을 때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이야기를 일부러 나눈다. 다들 관심 있게 들어주고, 필자의 호기심을 높이 평가해 준다. 그것으로 끝이다. 토론이 진행되거나, 서로 가진 지식을 교환하는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한다(필자가 만나는 지인들의 수준이 낮아서 그렇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도 명문대를 나왔고, 만나는 지인들도 교사, 박사, 법조인, 교수 등 전문가 아니면, 흔히 말해 가방끈이 긴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언론을(언론은 분명 대부분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나 언론을 너무 맹신해서 생긴 확신에 찬 무지는 언론을 통해 전달된 정보를 통해 계속 유지 될 수도 있다(『똑똑한 정보 밥상』(클레이 존슨/김상현 역. 에이콘, 2012) 참고) 통해 습득한 지식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것의 거의 전부이기에 별도로 독서하면서 지식을 축적한 필자와 토론 할 수준이 안 되는 것이다. 이공계 출신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자신의 전공분야를 벗어나면 무지의 향연은 인문계 출신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인문계 출신을 만나면 어떻겠는가

필자의 지인 중에는 현직 교사들이 꽤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관련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들은 필자의 학생이 된다. 4차 산업혁명의 인재를 육성해야 할 사명을 마음 판에 새기고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사람들인데,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종종 종교인들도 만나는 데, 거의 관심이 없었다. 4차 산업혁명은 종교에 긍정적이지 못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된다. 물론, 종교는 존재할 것이고 그 역할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 역할을 심사숙고해서 준비하는 종교인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크리스천 아카데미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목회자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고,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의 집필진 중에는 신학대학을 나온 전도사도 있긴 하다).

그리고 이공계와 인문계 공통적으로 무지한 부분은 4차 산업혁명의 역사적 의미에 관련한 것이었다. 인문계 출신이라 할지라도 산업혁명의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역사적 사실과 의미는 역사학도나 알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앞선 에피소드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드론을 세일즈 하고, 4차 산업혁명 엑스포를 하고 싶다고 한 청년딜러도 ‘4차 산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경영학 전공이었으니, 역시 역사는 몰라도 된다고 생각한 것일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곧 목도하게 될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그 관심도에 있어서나 정보 습득에 있어서도 일반 시민들보다 더 낫다고 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이 정도라면, 일반 시민들의 이해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필자는 4차 산업혁명을 맹목적으로 전달하는 언론이나, 기술적인 분야들을 정밀하게 설명하는 책들이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민의 인식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조사를 선행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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