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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향(竹鄕)의 소풍] 아이슬란드 여행 7회차(1) 2015년 9월 5일 사진 일기

눈과 화산, 푸른 바다의 나라 아이슬란드 16박 17일 일주기

장욱 작가 승인 2018.10.19 14:50 의견 0

아이슬란드에 놀러가는 사람들 발길이 가장 뜸한 곳이다.

북극권에서 1도 모자란 북위 65도

피요르드의 진미를 맘껏 누리는 이곳은

9월이 다 가기 전부터 거의 매일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일단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다음해 5월 쯤이나 눈이 녹아 막혔던 도로가 다시 열리고 외부인을 맞는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지도에 뽈록 튀어나온 저기

저걸 얕보고 무식하게 한바퀴 돌았다.

- 내 평생 이런 길은 또 처음이네

운전대를 이리 꺾고 저리 돌릴 때마다

덜컹거리는 트럭에 형님 말소리가 덩달아 흔들린다.

- 이러다 빵꾸라도 나면 어쩐다

어이 장서방! 여긴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 아닌가봐

형님도 겁이 나시나보다.

갈 길은 멀고도 먼데 괜히 가자고 했나

가서 뿔달린 괴물바위를 보고 별것도 아니라며

다들 실망하면 어쩐다 은근히 걱정이다.

- 대일 아빠 아이슬란드에 대해서 일곱달 동안 공부했다면서요

분위기를 돌려보려고 형수님이 슬쩍 물어보신다.

- 그럼 심심한데 이 섬과 섬사람들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볼까요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이 섬은 지구에서 맨 나중에 생긴 가장 나이 어린 땅이다.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띵벨리르라는 곳에 가면

땅이 1년에 1~2센티씩 벌어져 늘어나는 곳이 있다.

북아메리카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판이 맞부딪치는 곳이다.

혹시 알아 수억년 뒤에 이 섬이 지구에서 가장 큰 대륙으로 변할지

그런데 지질학자들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인간들이 저지르는 몰상식과 무심/욕심의 배설물인 공해와

그 공해 때문에 불치병()에 걸린 이 지구가 그때까지 버텨 준다면

아이슬란드가 가장 큰 대륙으로 변할 것이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이 섬은 원래 무인도였다가

천년 쯤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는데 그들이 바로 바이킹이다.

바이킹은 스칸디나비아에 흩어져 살고 있던 노르드인으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사람들의 직계조상

바이킹은 이 세 나라를 거점으로 한때는 유럽전역을 비롯해서

북아메리카 아프리카의 북부, 그리고 지중해와 아시아의 일부를 맘껏 휘젓고 다니며

노략질을 일삼은 해적 무리다.

영국과 아일랜드 스코틀랜드는 물론 프랑스의 파리까지 점령한 적이 있다나

믿거나 말거나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 어때요 재밌어요

- 계속해봐. (형님)

- 아마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남의 말을 안듣는 축에 낄 걸요

오늘 가는 후사비크는 고래잡이로 유명한데

고래를 너무 많이 잡아서 한때 거의 씨가 마른 적이 있었대요

많은 나라들이 고래잡이에 관한 무슨 단체나 조직을 만들어 고래를 보호하자고 야단인데

유독 아이슬란드 사람들만 말을 듣지 않는단 말이죠.

아이슬란드 국민들은 레즈비언인 줄 알면서

수상으로 뽑은 첫번째 나라인만큼 여성차별이 없다고 봐야죠.

참.. 여기선 사촌하고 결혼하는 게 합법이래요

- 에구! 망측해라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이 나라 사람들에게 몇가지 우스개가 있다.

숲에서 길을 잃으면 그냥 일어나면 된다

(나무가 거의 없는데 숲은 무슨)

기차역이 어디냐고 묻으면 바보

(기차가 없는데 기차역은 무슨)

우산을 쓰거나 우산을 빌려달라면 바보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우산은 무용지물)

약국에 가서 모기약을 찾으면 바보

(바람이 거세고 추워서 모기가 없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고래로 유명한 후사빅에는 아이슬란드에서 볼 수 있는

13 종류의 고래중에서 여덜가지를 볼수 있는 고래 도시다.

후사빅으로 가는 길은 어제 못지 않게 멀고도 먼 길

힌딘스비크 쪽으로 가다가 뚀른을 지나

바튼스네스 반도(74번 도로는 포장도이나 745가 나오면 비포장도로다)를 돈다.

바닷가에 뿔이 세개 달리고 두멍이 두개 뚫린 괴상망측하게 생긴 바위를 보려고

그런데 이 길이 무지막지한 돌밭에 물 웅덩이 투성이 비포장 길일 줄이야

[죽향(竹鄕)의 소풍]

죽향(竹鄕)이라는 아호를 가진 장욱은

1986년 재학 중 먹고살기 위해 도미,

30여년 이민 생활을 지내며 한시를 써온 시인이다.

[죽향의 소풍]은 우주의 수많은 별 중

지구라는 초록별의 방문객이라는

그의 소풍(삶)을 독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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