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과 에코버스, '블록체인 신분제' 문제 해결 나섰다
블록체인 화폐 주조에서의 부의 편중 문제 극복 시도, 이제 시작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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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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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신분제’라고나 할꺄 ‘한번 부자는 계속 부자’로 되는 신분제를 블록체인 암호화폐 판에서도 볼 수 있다.
블록체인 채굴을 할 때 발생하는 주조 차익의 분배를 둘러싼 개인간 합의 체계는 퍼블릭 블록체인 시스템이 작동하는 데에서 핵심이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암호를 풀어내는 ‘작업증명(PoW : Proof of Work)’을 한 채굴자에게 보상으로 화폐를 지급한다. 그래서 화폐 이름이 암호화폐 (Crypto Currency)다.-
이 때 고성능 컴퓨팅 파워를 갖춘 대형 채굴자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위에서 작업증명을 독점하고 이로 인한 부를 독점한다. 이는 마치 한번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되어 권력을 행사하는, 일종의 ‘신분제 질서’와 같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경우 이러한 부의 집중이 극단적이다. 지니계수로 따지면 0.99로 절대 불평등에 가까운 수치다.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가진 채굴장비를 가진 1%의 소수 채굴자들이 전체 채굴 보상을 독점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다수의 네트워크 참여 동기를 없앰으로써 시스템 전체의 파국을 불러올 수도 있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암호화폐들은 이렇게 주조 이익의 분배를 둘러싼 개인간 합의 체계에서 소수의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가진 채굴자에게 주조 이익이 독점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다수의 블록체인 화폐들이 결제 속도 등을 높이기 위해 작업 증명의 방식을 ‘대표의 지분 증명 DPoS(Delegated Proof of Stake)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합의와 검증에 참여하는 노드 숫자를 줄이고 대표(Delegate)를 투표로 선정하고 대표가 노드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대표가 변경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서 부의 편중은 더 심해진다.
최근, 이더리움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를 기획했지만 자꾸만 미뤄지고 있다.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의 핵심 과제는 채굴 전용 고성능 하드웨어를 무용지물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파우(ProgPow)’라는 코드의 개발이었다. 프로그파우 코드가 도입되면 저성능 하드웨어를 가지고서도 채굴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11월로 예정됐던 콘스탄티노풀 하드포크는 내년으로 기약없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이미 개발이 되어 나온 시스템을 뒤늦게 바꾸자니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블록체인 신분제, 즉 주조 이익을 둘러싼 부의 편중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에코버스의 이영환 대표는 이 문제를 메인넷 설계단계부터 반영하고 있다.
이영환 대표는 최근 자신의 스팀잇에서 ‘자기 지속 가능 블록체인’에 대해 글을 연재하고 있다. 이영환 대표가 밝힌 부의 편중 문제 해결방식은 생산수단을 사회화 하는 사민주의 방식과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민주의 해법과는 매우 다른 자본주의의 진화된 모습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블록체인 생성과 합의와 증명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 개발과 운영비용을 에코버스가 모두 부담하며 그 소유권을 에코버스 커뮤니티에 전부 기부하고 커뮤니티 운영은 위원회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 위원회의 구성원들은 일정한 기여도를 한 사람들 중에서 추첨의 방식으로 선발하며 확장성과 거래 완결성 및 보안 관련 문제들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해 해결한다. 이른바 AI- DPoC (Artificial Intelligence supported Delegated Proof of Contribution) 방식이다.
블록체인 신분제 문제, 부의 편중을 해결하는 시도를 이더리움에서 시도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신분제 문제, 부의 편중을 해결하는 시도와 초당 거래 처리 속도 향상 및 거래 확정 소요 시간 단축 등 성능 개선까지 동시에 해결하는 시도는 아마도 에코버스가 세계 최초의 시도가 아닌가 한다.
블록체인 화폐 주조에서의 부의 편중 문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해왔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이더리움과 에코버스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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