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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0주년 특집(5)] 암호화폐 자기파멸성 덕분에 성공한 비트메인

효율 20%증가 최신 채굴기 업데이트 논란...채굴 중심 합의 알고리즘은 부익부빈익빈 가속

이승훈 기자 승인 2018.10.31 10:07 | 최종 수정 2019.07.16 17:18 의견 0

▲ 비트메인의 채굴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홍보 화면 ⓒ 편집부


세계최대 암호화폐 채굴기 업체 비트메인의 성공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아이러니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즉 부의 편중으로 인한 비트코인의 자기파멸성의 그늘 아래 번성하는 음지식물처럼 비트메인이 급성장한 것이다.

비트메인은 최근 자사의 채굴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사양을 공개한 가운데, 비트코인 채굴 속도를 높이는 ASIC코드를 적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새로운 ASIC코드를 장착하면 채굴 효율성을 약 20%일 수 있다고 한다.

채굴업자들은 아마도 채굴 효율성이 높아진 새로운 채굴기를 사려고 줄을 설 것이다. 보다 고효율의 채굴기를 향한 채굴업자들의 경쟁은 비트메인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15년 가상화폐 채굴기 사업을 시작한 비트메인은 최근 3년 만에 급성장했다. 2015년 1억3,730만달러이던 매출은 2017년 25억1,77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성장률로 따지면 무려 1,733%의 고속 성장이다. 사업초기 비트메인 매출의 30%가 채굴 및 채굴대행, 70%가 채굴기 판매였지만 현재는 매출의 95%이상이 채굴기 판매에서 나온다.

비트메인의 성공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업계의 어두운 면을 볼 수 있다. 현재까지 블록체인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고효율의 컴퓨팅 파워를 내는 채굴기를 가진 사람들은 사실상 암호화폐 주조 이익 대부분을 가져갔다. 먼저 암호를 풀어내는 사람에게만 보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이전의 저효율의 채굴기를 가진 사람들은 그만큼 손해를 보고 결국은 도태된다. 도태되지 않으려면 최신 채굴기를 다시 구매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트메인의 수요가 계속 늘어났다.

최근 비트메인이 종전보다 채굴효율 20%를 증가시킨 최신 채굴기를 내놓는다는 소식은 암호화폐 채굴자들의 비용 상승, 그에 대한 하소연 문제로 치부할 것은 아니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서 암호화폐의 한계성, 즉 니콜라스 코트와 (Nicolas T. Courtois)가 말한 “암호화페의 자기파멸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암호를 풀어내는 사람, 힘을 가진 사람이 주조 차익을 독점하는 암호화폐의 구조에서는 결국 자본을 많이 가진 사람, 고성능 컴퓨팅 파워를 설치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주조 차익을 독식한다. 결국 이 문제는 필연적으로 암호화폐 세계에서 부의 편중 문제, 권한의 집중 문제로 이어진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이러한 주조차익을 가져가는 사람들이 암호화폐 생태계계에서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계수로 따진다면 0.99 이상으로 고도의 불평등한 구조다. 과연 이렇게 극소수의 자본을 가진 채굴자들만이 플랫폼 이익, 화폐를 가져가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 플랫폼에 참여할 이유가 있을까

채굴기 사양의 상승은 그래서 단순한 채굴기 도입 부담의 상승이 아니다. 더 많은 자본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부를 독식하게 되면서 부의 집중이 더 심화되는 것이다. 지니계수 0.99999 어쩌면 그 이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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