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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을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이런 것

[비트코인 10주년 기념 특별인터뷰-2탄] IT철학자이자 미래학자 정지훈 박사 (下)

이승훈 기자 승인 2018.11.15 10:24 | 최종 수정 2019.07.16 17:55 의견 0

블록체인 기술 및 암호화폐, 자기지속성에 대해 IT철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정지훈 박사와 진행한 인터뷰를 상편과 하편, 두 차례에 걸쳐 나눠 싣습니다. 상편은 블록체인 기술의 혁명성과 이점에 대해서, 하편은 지속가능한 블록체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화폐는

거버넌스 변화와 확장성에 약점

Q. 대기업들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해 기업 화폐, 지역 화폐들을 만든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는 어떤 의의가 있고 어떤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까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노드를 중앙에서 전부 컨트롤 할 수 있는 블록체인입니다. 이 역시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장점은 처리해야 되는 블록체인 노드 수가 적기 때문에 속도도 빠르고 그 다음에 관리하는 주체가 있기 때문에 참여하는 노드들에게 어떤 위법성이라든지 잘못된 것이 있을 때 그것을 통제할 수가 있다는 점입니다.

즉, 자신들에 구미에 맞는 어떤 참여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 프로세스가 정해져 있어서 내부에서만 돌아가는 어떤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했을 때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진행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그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것들을 해야 하기 때문에 확장성이나 교류 등의 부분에서 약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로, 이게 더 심각한 문제인데, 특정한 그룹 내에서 거버넌스(governance) 구조는 일종의 정치구조입니다. 정치구조에서는 예를 들면 관리주체가 바뀔 수도 있고 다른 곳과 결합할 수도 있는 것처럼 다양한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정치구조, 거버넌스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했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했을 때 속도나 관리에서 이점이 있어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진행하더라도 외부 인터페이스나 연결고리를 만들거나 확장을 염두에 둔다면 퍼블릭 블록체인과 관련된 부분들을 같이 고려해서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연결해서 가는 것이 훨씬 좋다고 보고 있습니다.

▲ 살아남을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생태계가 큰 화폐,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화폐일 것이다 ⓒ 이승훈 기자

퍼블릭 암호화폐에서도

부의 편중문제, 거버넌스 왜곡 현상 문제가 발생

Q. 퍼블릭 암호화폐의 경우에도 주조차익으로 인한 부의 편중 문제, 거버넌스(governance)에서 의결 권한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는 문제들이 쟁점으로 제기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처음 암호화폐로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기존의 금융권이 독점하고 있는 어떤 여러 가지 주조와 유통에 대한 부분들에 대해서 분산하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 환영을 받았고 혁명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러한 컨센서스를 이루고 이러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알고리즘으로 POW( Proof Of Work, 작업증명)이라고 하는 것을 사용합니다. 이런 방식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집중화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POW라고 하기 보다는 'Proof of Machine Work', POMW라고 불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컴퓨터가 열심히 계산해서 처리하는 것에 따라 순순히 결정이 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ASIC이라고 하는 POW를 위한 전용 하드웨어를 매우 저렴하게 만들어서 이것을 거대하게 공장처럼 집중화시키면 그곳에서 많은 비트코인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일단 매우 치명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이렇게 해서 하드웨어를 많이 확보해 두면 그 노드들의 수에 의해서 거버넌스의 의사 결정 구조를 왜곡할 수 있는 형태로 되어있다는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화폐를 많이 채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가는 것도 문제지만 그것을 이용했을 때 나중에 하드포크라든지 의사결정에 의해서 커뮤니티의 방향성을 결정을 할 때에도 채굴권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더 유리하게 돼 있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도 소위 말하는 주조를 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라든지 힘이 굉장히 큰 곳들한테 의도치 않았지만 마치 중앙집중적 플랫폼과 비슷하게 집중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설계상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화폐를 채굴, 발생하는 방식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만든다거나, 화폐를 발생하는 곳과 시스템을 운영하고 시스템을 관리하는 곳을 분리한다든지 또는 의사결정 알고리즘, 규칙 같은 것에 위임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앞으로 더 많은 고민도 하고 다양한 시도를 했을 때 지금 예상치 않게 불거진 문제들을 앞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살아남을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생태계가 큰 화폐,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화폐

Q. 많은 암호화폐들이 나왔다가 또 많은 암호화폐들이 도태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살아남은 암호화폐의 경우 어떤 특징들을 갖고 있으며 또 어떤 철학적 바탕에서 존재하는 화폐들일 것인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일단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쓰고, 사용생태계가 넓은 경우에는 아마 생명이 길 것입니다.

우리 생명체의 생태계와 비슷합니다. 생태계의 규모가 크고 생태계에서 파생된 것들이 많은 곳들은 쉽게 멸망하지 않습니다. 그 자리를 이미 차지하고 있는 암호화폐들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생명력을 길게 가지고 갈 것이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제 최근에 나오는 암호화폐들 중에는 그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서 단순히 속도라든지 확장성 등의 이슈를 제기하며 나오는 화폐들이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의미 있는 수준으로 커 가는 데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 자체도 속도나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만 했지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장치나 기존의 암호화폐가 가지고 있었던 한계를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 고민을 많이 하지 않은 것 같이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어느 정도 고려해서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진 암호화폐들 경우에는 기존에 있는 암호화폐 중에서 나름대로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들과 함께 공존 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포지션을 차지하려면 지금처럼 너무 단기적으로 속도나 확장성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것보다는 중장기 적으로 변신도 가능하고 확장도 가능한 그런 지속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암호화폐를 설계해야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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