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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아는 블록체인]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구별

이승훈 기자 승인 2018.11.19 11:18 의견 0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불가분이라는 주장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시스템 운영 및 거래 작업 증명 등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분산된 참여자들로부터 얻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에 한하는 말입니다. 그러한 기여를 하는 사람에게 보상으로 주는 것이 암호화폐입니다.

암호화폐가 없는 블록체인도 있습니다. 컴퓨팅 파워를 중앙에서 생성하고 중앙에서 관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불가분이라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물론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암호화폐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KT가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통한 암호화폐입니다.


퍼블릭과 프라이빗이라는 용어는 공공(公共)과 사적(私的)으로 번역될 수 있는데 이를 관념적으로 이해해서 퍼블릭·공공은 규모가 큰 경우에, 프라이빗·사적은 규모가 작은 경우에 적용되는 블록체인으로 오해하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퍼블릭, 프라이빗은 규모와 상관없이 시스템 운영을 중앙에서 하느냐 아니면 분산시켜 참여자들의 거버넌스로 하느냐로 구별합니다.

국가주도 블록체인 암호화폐나 글로벌 대기업의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암호화폐이지만 이는 공적(公的)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전세계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스웨덴은 국가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만든다고 합니다. 블록체인을 국가가 주도하니 중앙집권식 블록체인이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가주도의 프라이빗 블록체인 암호화폐이니 사실상 법정화폐나 다름 없습니다.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퍼블릭은 거버넌스의 결정권을 특정 기득권 집단으로부터 독립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속도와 효율성에서는 단점을 가집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과 장단점이 서로 반대입니다. 속도와 효율성에서 퍼블릭 블록체인보다 우월하지만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특정한 주체, 기업, 소집단이 전권을 가지고 중앙집중식으로 운영하면서 기득권 지향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들 집단도 블록체인 플랫폼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운영하거나 하이브리드 식으로 운영하면서 단점을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퍼블릭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만들면서 실제 블록체인 플랫폼 운영에서 중앙집중식으로 변질돼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작업증명 방식에서 우월한 컴퓨팅 파워를 가진 노드가 먼저 작업증명을 하면서 채굴 보상을 독점하게 됩니다.


또 작업증명 방식에 의할 때 처리 속도가 지연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지분증명 방식으로 합의 알고리즘을 바꿀 때 다수 지분을 가지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플랫폼이 운영되면서 채굴보상의 부익부빈익빈, 결정권의 독점 폐해가 더욱 심각해집니다.

퍼블릭 블록체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고 퍼블릭 블록체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실질적으로 탈중앙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요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장단점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며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장점이라고 하는 탈중앙화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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