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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웰빙-포용 사회(Well-being - Inclusive Society)로(2)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46)

조연호 작가 승인 2018.12.07 12:57 의견 0

한국 사회는 유난히 트렌드에 민감하다. 서점을 보면 2018년 초만 해도 트렌드와 관련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교보문고에서 트렌드 2018을 검색해 보니 54건이 검색됐다. 2018년 1월 9일 기준). 필자도 매년 한두 권 정도는 읽는데, 점점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다. 내용의 차이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저자들이 다른 것은 확실하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책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제목을 다르게 해서 등장한다. ‘미래’라는 단어가 붙으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책이다. 물론, 인공지능, 빅데이터, 5G 등 하나의 기술만 소개할 것 같은 책들도 거의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한다. 플랫폼과 관련된 것도, 메이커와 관련된 것들도 다 4차 산업혁명을 알리는 책들이다.

많은 책이 출간되고 있지만, 그저 소개 글이다. 그리고 저자들의 생각은 우려 아니면, 긍정이다. 물론, 교육을 논하고, 경제 구조를 논하고, 제도를 논하고, 시장을 논하기도 한다. 즉,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볼 때 대안을 위한 책들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교육을 말하면 당연히 정부와 교육청이 관여해야 한다. 그런데, 그 과정은 보이지 않는다. 저자들이 제안한 내용이 전부 정답은 아니어서 토론의 과정이 있어야 할 텐데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이 전달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일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책들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면서,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제안한다. 솔직히, 이러한 답은 수십 년 전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과 관련해서 설명하는데, ‘스마트팩토리’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분야의 생산성 향상을 해답인 것처럼 제시하기도 하고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논하면서, 이들의 각축장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새로운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조지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가 인용되면서,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주장, 『로봇의 부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새로 창출되는 기업은 인력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혹은 기계와 인간의 협력을 기대하는 제3의 견해도 있다. 이 견해에 따르는 창조적 파괴는 『기계와의 경쟁』에서 제시한 것처럼 창조적 기업가를 통해 중간 수준의 기술 노동자와 더 값싼 기술을 결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저자는 기계와 인간 협력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사례를 제시하기도 하는데, 체스 게임에 있어서 지구상 최고수는 컴퓨터도 인간이 아니라, 컴퓨터와 인간이 한 팀일 때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다고 한다. ‘하수+기계+좋은 프로세스가 강력한 컴퓨터보다 우월하고, 고수+기계+나쁜 프로세스보다도 우위에 있었다.’

또 다른 견해로는 인구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제시하면서,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하더라도 인구의 감소와 중간계층의 소득 감소로 경제가 성장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의 한 책에서는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일자리는 양질의 일자리로 제공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고, 개인도 직업의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다양한 논의를 통해 새 일자리 창출에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논의할 장(場)을 만들자는 제안은 왜 하지 않을까

일자리와 관련해서 생각해 보면, 3차 산업혁명 시기에 일자리가 충분히 창출되지 않았다는 타일러 코웬의 분석을 따른다면, 4차 산업혁명 시기도 일자리와 관련해서 긍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개인의 경쟁력 신장을 위한 제안을 하는 책도 있다. 읽었던 책 중에서 기억나는 것을 떠올려 보면, 세계 공통언어인 영어를 잘할 것,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잘할 것 등이다.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지극히 타당한 제안이다.

자기계발서는 세 가지를 말하는데, 이공계의 사고방식을 강조하는 책, 그래도 인문학을 견지해야 한다는 주장, 결론적으로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목전에 앞두고 한국 사회는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식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황 상태를 겪게 될 것이다. 수많은 책이 더 나오고, 계속 언론과 거리의 현수막은 선전하지만, 정작 대부분 국민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살아갈 것이고, 경각심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쯤에는 이미 낙오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이제 필자의 제언 시간이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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