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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요들50주년(4)] “요들이란 무엇인가?” - 요들 상식

이여진 기자 승인 2018.12.31 12:33 | 최종 수정 2020.03.18 14:06 의견 0

ⓒ스위스정부관광청

요들은 알프스 산악지방의 접근하기 어려운 골짜기나 지역 간의 의사소통이나 알프스 산에서 방목하는 소들을 부르기 위한 소리에서 발전했습니다.

요들은 크게 알프스 산맥을 주변 국가의 민속음악으로 발전한 <알파인 요들(Alpine Yodel)>과 미국으로 이주한 알프스 지역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웨스턴 요들(Western Yodel)>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독일어로는 'Jodel'과 'Jodle'로 표기되고, 영어로는 'Yodel' 또는 'Yodle'로 표기합니다.

(1) 알파인 요들

알프스 산맥을 중심으로 스위스 전 지역,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요들을 말합니다. 알파인 요들의 기원에는 여러 설이 있는데 흩어진 양떼나 소를 불러 모으기 위해서라는 설, 새나 짐승들이 소리를 흉내 냈다는 설, 신비로운 산 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존경심에서 생겨났다는 설,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한 주술적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설, 통신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같은 알파인 요들이라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대표적인 알파인 요들인 스위스 요들은 산을 신비로움과 경이의 대상으로 삼아 장엄하며 발성도 깊지만 고지식한 편입니다. 반면 요들 세계화에 기여한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의 요들은 신나고 즐겁게 부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들은 대부분 티롤 지방 요들입니다. 독일 요들은 남부 바이에른 지방에서 가장 대중적인데 잔치나 축제에서 민요와 더불어 불리고 있습니다.

가사의 유무에 따라서는 가사 없이 외침만 있는 내츄럴 요들과 가사와 요들 후렴이 있는 요들리트 등 두 가지 장르로 나뉩니다.

ⓒ스위스정부관광청

(2) 웨스턴 요들

웨스턴 요들은 미국에서 즐겨 부르던 요들이 들어간 노래들을 통칭합니다. 알프스 지역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던 사람들이 처음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광활한 미국 서부의 도전정신을 느낄 수 있는 쾌활하고 경쾌한 요들이 주를 이룹니다.

초창기 포크가수였던 카터 패밀리와 컨트리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지미 로저스 등은 알파인 요들과는 다른 요들 스타일을 선보였는데요. 이후 블루그래스, 웨스턴 스윙과 같은 컨트리 음악 장르에서 요들이 등장하며 미국 전통음악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알프스가 보이는 오스트리아 짤츠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한 장면.

(3) 요들 창법

요들은 인간이 내는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인 흉성(진성)과 소리를 머리 위쪽으로 끌어 올리면서 울림을 주는 두성(가성)이 급격하게 교차를 반복하며 멜로디를 만듭니다. 진성과 가성은 5도나 6도, 때로는 1옥타브까지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이런 요들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11번째 음이나 알프혼의 Fa 음인데요. C장조의 이 특이한 음은 Fa도 Fa#도 아닌 그 중간 정도의 소리로 들리는데 18세기 이후 적절히 조정된 조율법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보통의 음계에서 사라져 많은 사람들이 낯설게 느끼기도 합니다.

솔로 요들러가 느린 음을 연속적으로 부르기 시작하면 다른 요들러들이 그에 따라 화음으로 허밍을 넣으며 즉흥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내고 이 소리들이 모여 자연스러운 요들송이 됩니다. 스위스의 많은 산악 지역에서 이런 원시적인 방법으로 하나에서 다섯 부분으로 구성된 가사 없는 요들송을 부르는데요. 무오타산에서는 2, 3명이 함께 유츨리(juuzli)를 부르며, 아펜첼에서는 즉흥적으로 다양한 음을 내는 쪼열리(zauerli)와 루구썰리(Ruggusserli)를 부릅니다. 축제나 특별한 행사를 할 때는 요들을 부르며 그릇에 동전을 넣어 돌리며 음을 내는 탈러슈빙겐을 연주하거나 작은 알프스 종을 울리기도 합니다.

ⓒ픽사베이

(4) 요들 황제 '프란츨 랑'

프란츨 랑은 독일 바이에른 요들을 대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 알파인 요들 가수입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요들을 많이 불렀으며 우리나라의 많은 요들클럽에서도 다양하게 채보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프란츨 랑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진 못했더라도 외국 요들을 들어본 적이 있다면 분명 그가 부른 요들을 들어봤을 겁니다. 그는 알프스의 쾌활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밝고 현대적인 요들을 많이 불러 사람들이 요들을 즐거운 음악으로 인식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1930년 바이에른 뮌헨에서 태어난 랑은 원래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다가 그의 요들을 들은 동료들의 추천으로 요들 가수로 데뷔했다고 합니다. 1968년 ‘쿠프스타인 찬가(아름다운 산장)’으로 큰 성공을 거뒀으며 그의 곡은 종종 독일의 음반 차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프란츨 랑의 대표곡은 매우 다양합니다. 요들은 아니지만 전국의 요들클럽에서 수시로 불리는 ‘금빛의 햇살 금빛의 산’을 비롯해 ‘요한 대공’, ‘아름다운 산장’, ’산의 방랑자’, ’뻐꾸기 요들’등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거의 모든 스타일의 요들을 불렀습니다. 주로 오스트리아 티롤과 바이에른 지방의 요들이긴 하지만 미국의 웨스턴 요들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대중적으로는 성공한 요들 가수였지만 1995년 아들 프란시스를 혈액암으로 잃고 오랫동안 당뇨병과 백내장을 앓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2015년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해 8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도 수많은 요들러들에게는 그의 히트곡 ‘쿠프스타인 찬가’와 함께 명실상부한 요들의 황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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