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혼자다!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2)

조연호 작가 | 기사입력 2019/01/09 [15:54]

아직도 혼자다!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2)

조연호 작가 | 입력 : 2019/01/09 [15:54]

아직도 혼자다! 
  
요즘 ‘혼자’가 들어가는 단어가 많다. 혼밥(혼자 밥 먹는 것), 혼술(혼자 술 먹는 것)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필자는 술을 못 마시기 때문에 혼술 경험은 없으나, 혼밥은 최고 단계에 이르렀다. 2년간 점심을 혼자 먹어야 했기 때문에 다양한 메뉴를 섭렵할 수 있었다. 혼자 분식점에서 라면과 김밥을 먹는 것으로 시작해서 혼자 중국집에서 탕수육을 시켜 먹기도 했고, 혼자 한정식집에서 정식을 먹은 적도 있다. 그리고 혼밥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고기 뷔페에 가서 크게 한 쌈을 싸서 입에 넣고 우걱우걱 씹어 먹은 적도 꽤 된다(항상 이렇게 밥집을 찾아다니면서 먹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집에서 간단히 차려 먹는다). 
  
필자가 사람을 사귀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커피바리스타 과정에 등록해서 같이 수업을 듣는 분들과 교류를 했고(우연히도 다 연상인 여성분들이어서 편하게 어울리기 힘들었다), 수영장에 등록해서(필자는 대구에 와서 난생처음으로 수영을 배웠다) 수개월 열심히 다녔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그만두게 되었고, 본의 아니게 교류하던 분들과 더 깊은 친분을 나누지 못하게 됐다. 


그런데, 원치 않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필자만의 상황이 아니었다. 대구에 내려와서 전문직 계통에 있는 선배도 필자와 비슷했고, 다른 지인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들 전문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직장을 벗어나서 교류하는 사람은 대구에서 새롭게 사귄 사람이 아니었다. 한 번은 택시를 탔는데, 말씨가 대구분 같지 않아서 물어보니 42년째 대구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대구가 어떠세요?”

라고 다시 여쭤보니, 별로 좋은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대구에 정착한지 겨우 2년 밖에 안 된 필자의 40년 후의 모습인 것 같아 두려웠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인. 부적응의 원인을  개인 탓으로 돌리면 대다수 대구 시민의 마음은 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외지 사람이 갖게 되는 대구에 대한 감정은 어떨까? 필자는 커피를 배우면서, 수영을 하면서 함께 어울렸던 분들에
게 답답한 심정을 가끔 전달했다. 다행히도 좋은 분들이어서 필자의 심정을 이해해주었고, “대구가 좀 그렇지요?”하면서 공감해 주기도 했다. 인정(認定)을 하면서 친절하게 웃어주지만, 변화 
는 없었다. 
사실, 인정이라는 부분도 잘못됨을 수긍하는 수준이 아니라, 굳이 ‘우리끼리 잘 살 수 있는데, 새로운 사람 신경 쓸 필요가 뭐 있나?’하는 식이었다.  
 
필자의 입장에서 대구의 폐쇄성(닫힌 마음)은 넘기 힘든 ‘성(城)’ 이었다. 프란츠 카프카의 ‘성(城)’이 떠오른다. ‘성’에서 전갈이 와서 인근에 도착해서 머무르고 있지만, 정작 ‘성’에는 들어갈 수 없는 K가 된 것 같다. 대구의 어떤 특성이 ‘성’을 만들고, 그 성을 굳게 닫게 만들었는지 2년 밖에 살지 않은 필자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저 답답한 심정으로 그 성문을 두드릴 뿐이다. 

계속 두드리다 보면,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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