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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_이야기(5)] "귀신은 내 친구"

4살 안아의 예쁜 말, 예쁜 생각 <3편>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1.24 15:47 의견 0

4살이 된 안아는 귀신을 알아요. 그리고 무섭다는 말도 자주 합니다. 아이가 귀신을 알게되는 경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른들이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 "귀신 나타난다!"라는 말에서 부터 인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귀신은 항상 무섭고, 두려운 존재 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잠잘 시간이에요. 몹시도 더운 여름 밤, 대구의 밤은 정말 덥습니다. 더위를 이기기 위해서 아빠는 선풍기를 틀었어요. 그리고 안아를 꿈나라로 데려가기 위해서아한테 밝은 빛으로 속삭이는 전등을 다 껐습니다. 불빛이 사라지고, 작은 소리도 사라졌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오직 고개를 끄덕이면서 회전하는 선풍기만이 더운 공기를 몰아냅니다. 한참을 돌던 선풍기는 어디선가 슬며시 들어 온 작은 빛으로 인해 그림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자가 천장에 비춰지자 선풍기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림자는 실제 선풍기 보다 훨씬 커보였습니다.

"아빠! 귀신이 왔다!"

안아가 놀라면서 말했어요.

"응 어디 귀신이 있어"

역시 놀란 아빠가 묻습니다.

"천장!"

아빠는 천장을 봤습니다. 그리고 회전하는 선풍기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습니다.

"진짜네, 엄청 무섭게 보인다. 그치"

아빠가 안아한테 물어 봅니다. 원래 귀신은 무서운 존재이니까요. 하지만, 안아는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이상하다는 듯이 아빠를 쳐다 보면서

"아니! 난 하나도 안 무서운데."

라고 말합니다. 이제 아빠가 놀랐습니다. 안아는 당연히 귀신을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무섭지 않다고 했으니 이상할 수밖에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왜 안 무서워"

"귀신은 내 친구야!"

"귀신이 안아 친구라고

아빠는 더 신기해서 안아에게 또 묻습니다.

"어떤 친구야"

"착한 친구야! 나도 귀신에게 착한 친구고."

오늘 나타난 귀신은 안아에게 무서움이 아닙니다. 그저 신기한 친구일 뿐 입니다. 아마도 더운 여름 시원함을 주기때문에 착한 친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풍기 그림자^^ⓒ조연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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